【연말기획】 정치적 핵심 부상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연말기획】 정치적 핵심 부상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2.2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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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뉴스투데이가 짚어본 10大 키워드...①【2030】
 
-과정의 공정성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 
-4050대는 이재명, 60대 이상은 윤석열

-2030세대는 아직도 후보 결정하지 못해
-탈이념·디지털 유목민의 그들의 선택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바이러스가 올해까지 이어진 가운데 2021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백신, 위드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까지 여전한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서 코로나를 뒤덮은 각종 이슈가 발생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됐고 2030세대의 표심을 두고 정치권의 촉각은 곤두섰다. LH사태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과 영끌‧빚투 논란을 빚은 비트코인은 우리 경제를 흔들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디지털 범죄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반면 올림픽 영웅들과 BTS가 이른 문화적 쾌거는 잠시나마 코로나를 잊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에 한국뉴스투데이는 ‘2021년 10大 키워드’를 선정해 저물어가는 2021년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정치외교학과 초정으로 ‘청년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20대 대통령 선거가 내년 3월 9일 실시된다. 20대 대선을 논할 때 빠지지 말아야 할 계층이 있으니 바로 2030세대, 일명 MZ세대다. 이들은 이념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특징에 따라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라고 외친다. 철저히 실용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2030세대로 인해 20대 대선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치권은 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권 주목받는 MZ세대

1990년대 이른바 X세대가 출현했다. X세대라고 부른 것은 기존 기성세대의 문화를 부정한다는 의미다. 그들은 수직적 문화를 거부하고 수평적 문화를 추구하는 세대였다. 그런 X세대가 물러나고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가 출현했는데 바로 Y세대다. 그들은 X세대보다는 컴퓨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그 컴퓨터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는 세대였다.

Y세대가 물러난 후 Z세대가 출현했는데 이들은 이동통신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다. 그리고 밀레니엄 세대는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다. X세대와 Y세대까지는 오프라인 중심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활동 등을 중시하는 세대인 반면 MZ세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을 중시하는 세대다.

현재 2030세대를 일명 MZ세대라고 부른다. 1980년부터 199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이들은 시공간 대신 인터넷 공간에서의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자유로움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구현된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장소에 있던 어떤 시간에 있던 그것은 제약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인터넷 공간 속에서 인터넷 시간 속에서 제약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현실 속의 이념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수를 추구하거나 진보를 추구하는 것은 현실 속의 일이지 인터넷 상에서의 일은 아니다. 그들은 현실 속에 공동체로서의 나를 추구하기 보다는 인터넷 속의 공동체로서의 나를 추구한다. 진보를 추구하거나 보수를 추구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셈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용주의다.

이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보수냐 진보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들 기준에서 나는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인터넷 공동체에 속해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는 자신의 인터넷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적이 된다. 이들은 자신이 보수냐 진보냐 하는 문제보다 인터넷 공동체가 무너지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내 자신이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인터넷 공동체에 속해 있는데 후보가 반페미니즘을 추구한다면 그 후보는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인터넷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적이 되는 셈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충남 천안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충남 천안 신부동 문화공원 인근 카페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결과보다 중요한 과정의 공정성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볼 때 MZ세대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잣대가 있다.

또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철저한 경쟁을 꼽는다. 1997년 IMF 이후 우리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을 했지만 철저한 신자유주의 체제에서의 경쟁에 내몰려왔다. 그것이 고착화되면서 신자유주의를 무너뜨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런 신자유주의 사상이 MZ세대에 고착화되면서 그들은 철저한 경쟁 속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MZ세대는 ‘결과의 공정성’보다는 ‘과정의 공정성’을 철저하게 따지게 됐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사태 당시, 기성세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하는 것에 대해 찬성을 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비정규직 인구가 많기 때문에 비정규직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의 시각은 다르다. 이는 과정의 공정성에서 벗어나는 행위일 뿐이다. 단지 비정규직 몇 년을 했다고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정규직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응시생들에게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불공정으로 판단한다.

이들은 여성 채용 할당제의 경우에도 과정의 공정성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결과의 공정성만 놓고 본다면 남녀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채용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과정의 공정성만 놓고 본다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하는 배려가 과정의 불공정이라는 문제 의식을 건드리는 셈이다. 

2030세대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부가 과정의 공정성보다 결과의 공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되는 지점이다. 

20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

이는 20대 대선에서도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을 내걸 때 고민을 깊다. 단지 공약과 정책만으로 MZ세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들이 왜 인터넷 공동체를 중요시하고, 과정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는지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MZ세대는 시혜성 공약을 싫어한다. 그것은 결과의 공정성에 부합할지언정 과정의 공정성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성세대로부터 보호 받는 존재가 아니라 기성세대가 자신들을 인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2030세대 유권자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공약과 정책을 내놓겠지만 MZ세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그것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지지율 추이를 보면 박빙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바로 2030세대가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아직까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4050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60대 이상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추세다. 

하지만 2030세대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2030세대가 결국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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