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후보의 뜻입니다”, 파국 맞은 국민의힘
윤핵관 “후보의 뜻입니다”, 파국 맞은 국민의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2.22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석-조수진 갈등, “후보의 뜻입니다”
이준석, 결국 선대위 자리 내려놓고

후보의 뜻 사칭한 윤핵관, 권성동과 설전도
비서실장 제치고 윤핵관 자처하는 사람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본부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은 파국을 맞이했다. 이 파국을 맞이하게 된 원인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8일 전 울산 회군을 했을 당시에도 윤핵관은 정리되지 못했고 여전히 윤핵관은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후보와 선대위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그것이 이 대표의 선대위 이탈 선언으로 이어진 것이다. <편집자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뉴시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후보의 뜻입니다" 어느날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이 말이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뜻이 조금이라고 관철이 되지 않는다면 “후보의 뜻입니다”라는 말이 만능이 됐다. 조수진 전 공보단장은 지난 20일 선대위 회의에서 느닷없이 “후보의 말씀을 전달한다”면서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해서 당 대응에 대해 후보가 서운해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준석-조수진 충돌 사유는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공보단장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기사나 잘 막으라”고 맞받았고, 조 전 단장은 “난 후보 지시만 받는다”며 설전으로 이어졌다. 당 안팎에서는 조 전 단장이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설사 그 뜻이 100% 윤 후보의 뜻이라고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조 전 단장이 꺼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윤 후보에게는 비서실장이 존재하고, 해당 내용은 비서실장이 선대위에 전달할 사항인데 조 전 단장이 “후보의 뜻”이라면서 전달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내용이 선대위에 많이 있다는 것이다. 선대위 사람들이 자신의 뜻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으면 “후보의 뜻”이라면서 관철을 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얼마 전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 후보 핵심 측근 간의 설전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설전이 오간 이유는 핵심 측근이 “후보의 뜻”을 내세워 당 지도부 추천 의원들의 선대위 합류 등을 거부했다. 그러나 “후보의 뜻”이라는 것이 추후에 들통났고, 이에 권 사무총장과 설전을 한 것이다.

이밖에도 선대위 곳곳에서 “후보의 뜻”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윤 후보의 뜻인지 아니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후보의 뜻을 사칭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결국 윤 후보를 뒷배경으로 호가호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연히 윤 후보는 초선 서일준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지만 곳곳에서는 “후보의 뜻”이라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이 대표는 ‘호가호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선대위와 직접 소통 해야

이런 현상이 일어난 핵심은 윤 후보가 선대위와 직접적인 소통을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소통이 어려우면 비서실장을 통해서라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윤 후보는 아직까지 선대위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울산 회군 당시에도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지방 잠행을 “리플레쉬” 즉 휴식 차원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조수진 파동도 조 전 단장이 사과를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선대위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는 사이 윤핵관은 윤 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이 입을 자처하면서 ‘윤석열의 인생’을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대위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권력을 누리려고 하다보니 자신도 ‘윤핵관’이 된 것이다.

윤핵관 걷어내야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윤핵관부터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윤핵관은 억울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자신은 정권교체를 위해 뛰고 있을 뿐이지 자신을 위해 뛰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윤 후보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 자신이 입이 되면서 왜곡된 진의를 전달하는 윤핵관이 되는 것이다.

윤 후보가 지금이라도 윤핵관을 걷어내고 선대위와 직접 소통을 하려고 하거나 최소한 비서실장을 통해서라도 소통을 해야 한다.

또한 후보의 뜻을 전달할 때는 반드시 창구는 일원화 해야 한다. 즉, 서일준 비서실장을 통해 후보의 뜻이 전달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윤핵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선대위 사람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