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대한 성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생에 대한 성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송은섭 작가
  • 승인 2021.12.31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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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하나님은 죄를 지은 천사 미하일에게 인간에 대한 세 가지 진리를 깨달으면 용서해주기로 한다. 첫째,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둘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셋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여러분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제시할 수 있는가?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누구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다만 생각으로 끝나는 사람이 있고,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행정안전부가 <한국모금가협회>에 의뢰한 연구조사 결과 ‘기부하지 않는 이유’ 1위가 ‘기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라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는가? 부끄러웠다면 마음속에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이 교회 옆을 지날 때 벌거벗은 천사 미하일을 발견한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혼잣말을 한다.
“세몬, 지금 뭘 하자는 거야? 사람이 곤경에 처해 죽어가는데 겁을 먹고 슬그머니 도망치려 하다니. 네가 엄청난 부자라도 된다는 거야? 돈이라도 뺏길까 봐 겁나는 거야? 이봐 세몬, 이건 옳지 못한 행동이야!”
세몬은 미하일에게 자신의 코트를 벗어주며 집으로 데려간다. 아내 마트료나는 가난한 살림에 거지를 데려왔다고 화를 내지만 미하일을 보자 측은한 마음에 저녁을 차려준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한다.
“여보! 우리는 이렇게 남을 도와주는데 어째서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요?”
천사 미하일은 그 순간 하나님의 첫 번째 질문인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구나!’』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의 아내가 한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는 이렇게 남을 도와주는데 어째서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요?” 가난하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이 사랑이다. 이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만드는 힘은 양심에서 나온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기부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가난하지만 나눌 수 있는 양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사랑’이라고 했다. 여러분의 마음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지금껏 타인을 위한 사랑이 부족했다고 여겨지면 실천방법을 찾아보자. 분명 인생에서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죽음에 대한 공포는 나이가 들면서 변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죽음의 시점에 가까워지면서 태도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40세 미만에는 영원히 살 수 있을 것만 같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으로 인생을 평가한다. 40세가 지나고 몸이 점차 노쇠해감을 느끼게 되면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인생을 평가한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인생을 성찰한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두 번째 질문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한 남자가 오더니 1년을 신어도 모양이 변하거나 뜯어지지 않는 장화를 주문하더군요. 그런데 전 그 사람 어깨 뒤에 제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했죠. ‘이 사람은 날이 저물기 전에 죽을 거라는 것도 모르고 1년을 준비하는구나.’ 그때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톨스토이는 ‘하나님은 사람이 언제 죽을지 아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오늘 당장 죽을 사람이 1년을 준비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주며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하라고 한다. 우리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다.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 것처럼 산다. 그래서 ‘지금 당장’보다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에 더 익숙하다. 여러분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 있다고 치자. 거울이 ‘당신은 내일 죽을거에요’라고 알려준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하겠는가? 아마 지금껏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정말 하고 싶었던 일’, ‘꼭 해야 할 일’을 생각할 것이다.

그럼 한 번뿐인 인생, 가치 있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람들은 가치 있는 삶을 ‘소유’와 ‘성취’에만 주목한다.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몇 명의 부하를 거느렸는지, 권력을 얼마나 누렸는지, 이런 잣대로만 삶의 가치를 측정하려고 한다. 수천 억대의 자산가라 할지라도 그가 죽은 뒤에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이 없다면 가치 있는 삶이 아니라 슬픈 삶이다.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인생이 주는 최고의 상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서 온 힘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가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천사 미하일은 하나님의 마지막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한 부인의 선행을 통해 알게 된다. 그 부인은 쌍둥이 여자아이를 데리고 구두장이를 찾아오는데, 미하일은 단박에 아이들을 알아봤다. 자신이 영혼을 거둔 여자의 아이였다. 

『그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난 부모 없이 아이들은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말을 들어주었지.(미하일은 이 일로 하나님께 벌을 받았다. 이후 그 여인의 영혼을 거두었다.) 하지만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자기 젖을 물려 아이들을 이렇게 키웠구나.’ 부인이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눈물을 흘렸을 때, 저는 그 부인에게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보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깨달았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이웃집에 사는 한 여인이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천사 미하일은 이 모습을 보며 ‘사람은 타인을 돕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바로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줄 때 드러나는 인간형을 매처(matcher), 테이커(taker), 기버(giver)로 분류했다. 매처는 받는 만큼 되돌려주는 사람이다. 테이커는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이다. 기버는 자신의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항상 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랜트가 부, 권력, 명예를 기준으로 각 유형별 삶을 분석한 결과 기버는 상층부에, 매처와 테이커는 중층부에 분포하고 있었다. 남의 이익을 항상 더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분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송은섭 작가 seop2013@hanmail.net

송은섭의 리더십이야기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 전문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 <지적대화를 위한 인문학 고전 읽기> 등이 있다. 경기대 외교안보학 석사,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유튜버(작가 조바르TV), 팟캐스트(책 읽는 시간)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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