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핵 ‘이준석’, 2032년 대선 바라본다
갈등의 핵 ‘이준석’, 2032년 대선 바라본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1.0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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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가 아닌 시베리아 벌판 선택한 이유
세대 포위론이 먹혀들어가지 않은 이준석
 
자신의 정치적 자산 무너지는 기분 들어
2022년 아닌 2032년 대선 바라보고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새해에도 선거대책위원회에 복귀할 생각이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여전히 팔짱을 끼고 있다. 윤석열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꿈쩍도 하고 있지 않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세대 포위론’을 선거전략으로 구사했다면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편집자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통상적으로 당 대표가 되면 선대위에 합류를 해서 열성적으로 대선에 임한다. 그래야 훗날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오히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선대위에 대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언행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고

사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은 자신에게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선거다. 왜냐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주변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후 지방서거에서 공천 개혁을 통해 새정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것은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여지 없이 무너졌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이 합류하면서 이 대표의 세대 포위론은 물거품이 됐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세대포위론이라는 전략을 내놓았다. 4050대가 민주당 우세 세대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우세인 60대 이상과 2030대가 4050대를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을 제시했다. 세대포위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페미니스트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야 했지만 선대위를 이를 듣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수정 위원장이나 신지예 부위원장, 김민전 위원장 등을 영입했다. 이들의 영입은 이 대표로 하여금 정치적 자산을 아예 잃게 만드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내에서는 올해 지방선거 공천권 다툼이 있는데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 대표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형국이다. 올해 대선에서 윤 후보가 승리를 한다고 해도 윤핵관들은 이 대표를 허수아비 당 대표로 만들 것이고, 윤 후보가 패배한다면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치적 미래 없는 선거

이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정치적 미래가 없는 선거인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늘어나는 선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죽더라도 정치적 자산이 남아 있는 선거가 돼야 하는데 현재 윤석열 선대위 체제로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남지 않는 선거이기 때문에 이 대표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이다.

차라리 죽는 김에 확실하게 죽어야 정치적 자산이라도 남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로서는 2022년 즉 올해 선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2032년 대선이 중요한 셈이다. 그때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를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적 자산을 쌓아 놓아야 한다.

그것은 윤석열 선대위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세대 포위론’이 맞는 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2030세대에게 기성세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래도 당 대표인데

다만 ‘그래도 당 대표인데’라는 정서도 무시 못한다. 자신의 대선 전략을 선대위 안에서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었는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냐는 것이다.

당 대표가 선대위가 아닌 자꾸 밖에서 선대위를 공격한다는 것은 기존 조직 체제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는 이번 대선이 끝난 이후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현재 도박을 하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을 버리고 새로운 문법으로 정치에 임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그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2032년 대선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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