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세대포위론, 멸공·여가부 폐지 공약 파장
윤석열-이준석 세대포위론, 멸공·여가부 폐지 공약 파장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1.1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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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등 반페미니즘 공약 내세워
정용진 쏘아올린 멸공, 당에서 열풍 일으켜
 
철지난 이념적 구호로 전통적 지지층 지키기
중도 확장의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 매우 높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세대포위론을 점차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대선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세운데 이어 멸공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포위론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창하는 내용이다. 60대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니 20대를 자신의 지지층으로 만들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40대를 포위한다는 것이 바로 세대포위론이다. 이번 공약으로 60대와 20대가 40대를 포위한다는 일명 세대포위론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대포위론이 세대포위를 당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편집자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sns에 멸공을 암시하는 사진을 게재하는 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던 세대포위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sns에 멸공을 암시하는 사진을 게재하는 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던 세대포위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 대표는 계속해서 세대포위론을 주창했고, 이 때문에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도 보였으며 선대위를 뛰쳐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세대포위론을 위해서 몇 가지 카드를 내세웠는데 그것 중 하나가 바로 20대 남성을 잡는 것이었다.

남초 커뮤니티의 주장 그대로

최근 이 대표와 윤 후보가 화해를 하면서 윤석열 선대위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이 대표가 평소 주장했던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윤 후보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SNS에 남겼다. 또한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아울러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를 내세웠다.

이는 주로 이대남(20대 남성)이 주장하는 공약들이다. 실제로 남초 커뮤니티에 가면 이같은 주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내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윤 후보는 당내 ‘멸공 인증’ 릴레이를 일으켰다. 대형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면서 멸공이라고 외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패러디해서 윤 후보가 같은 대형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기도 했고, 나경원 전 의원도 마찬가지 행보를 했다. 멸공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으로 안보 이슈에 민감한 60대 이상 지지층을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메시지를 통해 윤 후보는 전통적 지지층과 더불어 20대 남성의 지지층을 확보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지지율과 맞물려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20대 남성과 60대 지지층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통적 지지층을 다져가면서 중도확장을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즉 세대포위론의 출발인 60대와 20대 남성 지지층을 다져놓기 위한 방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철지난 구호들

하지만 여가부 폐지나 멸공은 철지난 구호라는 비판이 나온다. 물론 여성가족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여가부를 폐지할 정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다소 주춤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멸공은 이미 사라진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소련이 붕괴하면서 이념이 사라졌고, 그에 따라 멸공이라는 구호도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아직도 여가부 페지나 멸공 구호를 사용한다는 것은 철지난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자칫하면 중도층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가부 폐지 등을 외치다보면 20대 남성에만 갇히게 된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가 극단주의와 갈라치기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윤 후보가 공개적으로 갈라치기와 극단주의로 나서고 있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생성될 수밖에 없다.

극소수의 구호에 매몰

즉 20대 남초 커뮤니티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극소수의 구호에 매몰되면서 오히려 전국민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이티 메갈리아에서 유행했던 집게손가락 메시지가 논란을 일으킨 것처럼 윤 후보가 극단적인 구호로 인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도 있다.

자칫하면 젠더 이슈에 매몰되게 되면 나중에 큰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중도층 확장이 가로막혀질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이런 이벤트성 공약으로는 중도 확장을 이뤄낼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세대포위론이 일부 계층에게는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것이 중도 확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다.

두달도 남지 않은 대선에서 차기 대권 주자들은 중도 확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전통적인 지지층에만 매몰되면서 그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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