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멸공’ 논란, ‘오너리스크’ 부메랑
정용진 ‘멸공’ 논란, ‘오너리스크’ 부메랑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1.16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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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부회장 위치 망각한 개인 SNS ‘멸공’ 사태
주가 급락, 노조 성명, 뒤늦은 사과…‘멸공’ 잠재울까

[한국뉴스투데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SNS에서 언급한 ‘멸공’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슈화를 노린 정치권까지 달려들며 이른바 ‘멸공리스크’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스타벅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한때 폭락하고, 불매운동까지 일어났다.

평소 SNS를 통해 소통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멸공' 논란을 일으키며 '오너리스크' 우려를 낳고 있다.(사진/뉴시스)
평소 SNS를 통해 소통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멸공' 논란을 일으키며 '오너리스크' 우려를 낳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위치 망각한 개인 SNS 활동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사태는 지난해 11월 15일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난 공산당이 싫어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올린 게 시초였다. 붉은색 지갑을 손에 든 사진과 함께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이라거나 정부의 친중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라는 등 갑론을박을 내놨다.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나온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부회장은 이틀 뒤에도 ‘난 콩이 상당히 싫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1월 6일 정용진 부회장은 같은 계정에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멸공’ 그리고 ‘이것도 지워라’, ‘이것도 폭력조장이냐’는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그의 해시태그를 통해 많은 이들은 당시 인스타그램이 ‘멸공’ 태그가 붙은 정용진 부회장의 게시물을 ‘폭력‧선동’이라며 삭제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문제는 해당 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실렸다는 점이다. 앞서 나온 논란들을 잠재우기는커녕 더욱 부추기는 꼴이었다.

결국 대선 후보가 ‘멸공’ 이슈를 이용하며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세웠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 그룹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9일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 위에 사는 애들에 대한 멸공입니다. 나랑 중국이랑 연결시키지 말기를 바랍니다”라며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주가 급락, 노조 성명, 뒤늦은 사과…‘멸공’ 잠재울까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으로 화제의 중시에 설 때, 신세계 그룹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1월 7일 25만 원대를 기록하던 신세계 주가는 10일 23만 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2조4,613억 원에서 2조2,939억으로 1,648억 원이 증발한 셈이다.

그룹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132,500 +1.15%)과 신세계 I&C(181,500 +1.40%)도 각각 10%, 8.4% 하락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어나면서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정용진 부회장은 더 이상 ‘멸공’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멸공’ 해시태그는 모두 삭제됐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 SNS에 다양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경영진으로서의 상법상 ‘충실 의무’를 어겼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이라면 마땅히 회사 이미지를 비롯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이마트 노조 역시 ‘오너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3일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다”라며 ‘멸공’ 논란에 대해 사과 의사를 밝혔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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