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통화 방송, 판도라 아니다 vs 보수 분열
김건희 7시간 통화 방송, 판도라 아니다 vs 보수 분열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1.17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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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둘러싸고 상반된 반응

생각보다 파급력이 약한 방송 내용
여당은 침묵, 야당은 안도의 한숨을

박근혜 탄핵은 보수, 보수의 분열 우려
홍준표와 김종인 비판, 지지층 분열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김건희 7시간 통화 공개를 다룬 MBC 스트레이트 방송이 지난 16일 방송됐다. 다음주에 후속 보도가 나갈 예정이지만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정치권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보였다. 생각보다 정치권을 강타할 정도의 큰 내용이 없었다는 반응과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는 그런 발언들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법원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낼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내용들은 아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란 점이다. <편집자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 태산이 움직여서 살펴보니 쥐 한 마리였다는 것. 김건희 7시간 통화 내용을 다룬 방송을 두고 태산명동서일필이란 말이 적용된다. 물론 다음주에 2편이 예고돼 있기 때문에 이날 공개된 내용은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파장이 큰 내용은 없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국민의힘은 다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정도다. 하지만 그 내용으로서는 조금 살펴봐야 할 정도의 파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판도라는 없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판도라는 없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발언 내용이 뭐가 문제인지 인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해당 방송이 나간 후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대선판을 흔들만한 내용이라는 분위기와 달리 내용이 공개된 후에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당 방송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보수 인사에 대해 김씨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김씨는 통화 상대자인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좀더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종인 전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원래 오고 싶어했다.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문재인 정권이 아니라 보수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정계입문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것이라면서 보수는 자기네들끼리 해먹고 싶기 때문에 윤 후보를 키워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의 미투 사건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다 돈을 안 챙겨주니 터진 것”이라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미투를 돈으로 무마시켰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수에 대한 부정적 시각

이같은 통화 내용을 살펴볼 때 김씨는 보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 후보도 비슷하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13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개최한 캠프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경선 후보들을 언급하면서 “그분(경쟁 후보)들이 제대로 못 해 정권 빼앗기고 지방선거·총선를 졌다”면서 “이런 정신머리부터 고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지난해 12월 23일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저도 이 정권을 교체해야 되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제가 부득이 이 국민의힘을 선택했습니다”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씨도 보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부부가 보수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앞으로의 보수는 

윤 후보의 발언과 김씨의 발언을 종합하면 보수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수 진영의 균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뜩이나 우리공화당에서는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인물이라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이 보수 세력이라는 김씨의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비판함으로써 홍 의원이 선대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이는 2030세대에게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큰 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트레이트의 후속 보도가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 앞으로 대선판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오는 23일 방송되는 후속 보도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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