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진퇴양난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없고”
홍준표의 진퇴양난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없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1.26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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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표현 사용, 현 마음 상태 표현
전략공천 제언, 윤핵관 “구태정치” 맹공
 
“차라리 출당시켜라” 외치는 이유
설 연휴 직전까지 화해시킬 수 있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처지가 처량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보기 좋게 거절 당했다. 거절 당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윤핵관들로부터 구태정치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 홍 의원 본인은 아무런 일도 없이 대선을 방관자로 바라봐야 하는 신세가 된 셈이다. 그렇다고 당을 박차고 나갈 수도 없다. 홍 의원이 스스로 나가지는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다. <편집자주>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안철수 대선 후보와 만나 악수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안철수 대선 후보와 만나 악수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6일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대선은 국민적 축제인데 최악의 대선구도에 나만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느낌이다”면서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후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대선판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나마 내밀었던 손

홍 의원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회동을 가졌지만 그 회동이 후폭풍이 돼서 돌아왔다. 나라를 운영하는 비전을 제시하라는 조건과 가족 문제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전략공천을 제언했을 때 윤 후보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윤핵관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자신을 구태 정치라고 몰아세우면서 공격을 하면서 윤석열 선대본에서의 역할이 원천 차단된 상태가 됐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는 자신을 향해서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으로 출마하지 말고 험지로 출마를 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 당시에도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그에 대한 반발을 했고, 결국 탈당까지 했다는 점을 비쳐볼 때 이번 이 대표의 요구는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이 이런 이유 때문인지 “차라리 출당 시켜달라”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홍 의원으로서는 대선이 끝나고 나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예측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를 한다면 홍 의원 자신은 당권에서 철저하게 배제될 것이다. 만약 윤 후보가 패배를 한다면 당은 큰 혼란에 빠지면서 결국 정계개편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쓸쓸한 홍준표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도 홍 의원은 쓸쓸한 상황이 된다. 자신에게 결코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탈당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자신 스스로 정계개편을 하기에는 혼자 해왔던 세월이 있기 때문에 소위 ‘친홍’ 세력도 없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관계자를 만나면서 안 후보와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안 후보와 손을 잡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이번에 탈당을 하게 된다면 홍 의원은 영원히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국민의힘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홍 의원으로서는 국민의힘을 나갈 생각이 없다.

결국 국민의힘 안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 때문에 홍 의원으로서는 씁쓸하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돌파구 보이지 않아

대선판이 가까워질수록 윤핵관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저마다 대선 승리 후 논공행상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윤핵관이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홍 의원은 더욱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진퇴양난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표현일 수밖에 없다. 다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만약 하락한다면 윤 후보가 먼저 홍 의원에게 손을 내밀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 의원이 2030세대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설 연휴 직전까지 홍 의원과 윤 후보를 화해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미 상처를 받은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지는 미지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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