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식품, 비위생 김치 제조...김순자 명인 자격 논란까지
한성식품, 비위생 김치 제조...김순자 명인 자격 논란까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2.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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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식품 자회사 공장의 비위생적인 제조 현장 충격
김치 제조기업 한성식품의 자회사 공장에서 썩은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드는가 하면 공장 내부의 충격적인 비위생 문제가 논란이 됐다. 사진은 한성식품의 김순자 대표. 김 대표는 대한민국 식품 명인 29호이자 김치 명인 1호다. (사진/뉴시스)
김치 제조기업 한성식품의 자회사 공장에서 썩은 배추와 무로 김치를 만드는가 하면 공장 내부의 충격적인 비위생 문제가 논란이 됐다. 사진은 한성식품의 김순자 대표. 김 대표는 대한민국 식품 명인 29호이자 김치 명인 1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치명인 1호 김순자 대표가 이끄는 한성식품의 비위생적인 김치 제조 현장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한성식품은 문제의 김치 제조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지만 김순자 대표의 명인 자격 박탈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은 여전하다. 

김치 재료부터 공장 위생까지 엉망인 현장

지난 22일 MBC뉴스는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에 위치한 김치 공장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도했다. 

공익제보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러차례 촬영한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변색된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겼다. 배추는 잎이 거뭇하게 변색됐고 무는 단면에 곰팡이가 생긴 상태다.

영상에서 작업자들은 “쉰내가 난다”, “더럽다”, “나는 안먹는다”는 말을 하면서도 배추의 변색된 잎을 떼어내고 무의 곰팡이 부분만 잘라내는 등 재료를 손질했다.

김치 재료 뿐만 아니라 공장 위생 문제도 심각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이던 밀가물 풀에서 곰팡이가 발견됐고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가득했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포장하는 상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애벌레 알이 줄줄이 달려있었다. 

비위생적인 모습이 가득 담긴 영상이 보도되자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해당 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약 70%가 외국으로 수출되고 나머지 30%는 국내 대기업 등 급식업체와 서울의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등에 납품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한성식품 김치를 이용하던 소비자 등이 해당 보도를 보고 분노해 일시에 접속하면서 23일 한성식품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불가능했다. 이처럼 사태가 커지자 한성식품은 홈페이지와 SNS, 유튜브 채널 등을 모두 비공개로 돌리고 김순자 대표 이름으로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사과문에서 한성식품은 “법적 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 상태”라며 “자체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해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장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과 품질관리체계 전반 재정비와 신뢰받는 생산체계혁신를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순자 대표의 식품명인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인 김순자 대표에게로 쏠리는 비난의 화살

논란이 확대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성식품 자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3일 식약처는 조사관 4명을 보내 한성식품 자회사를 9시간에 걸쳐 살펴봤다. 이후 현장조사에서 확보하고 조사 자료를 토대로 문제 여부를 가려낼 예정이다.

정부가 발빠르게 해결에 나선 가운데 비난의 화살은 한성식품과 김순자 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다.

한성식품은 설립된지 30년이 넘은 김치 전문기업으로 지난 2020년에는 500억원이라는 매출을 오직 김치 하나로 달성한 곳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자회사 소속 공장 1곳 외에도 직영 공장 3곳 등 총 4곳의 공장에서 김치를 제조하고 있다. 

직영 공장에서 제조된 김치는 홈쇼핑 등에 납품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홈쇼핑 업체들은 한성식품 김치 판매를 일제히 중지하고 이미 판매된 김치에 대해서는 환불에 들어갔다.

여기에 한성식품 대표인 김순자 명인도 논란에 올랐다. 김순자 대표는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29호로 선정됐으며 김치명인으로는 1호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식품명인 제도는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에 의거해 우수한 우리 식품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시행 중이다. 명인이 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식품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했거나 전통 방식을 보존하는 사람, 혹은 명인으로부터 5년 이상 전수 교육을 받고 10년 이상 해당 식품 분야에 종사해야 한다. 김순자 대표와 같은 명인은 현재 81명이다. 

이번 사태로 김순자 대표의 명인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자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순자 대표의 김치명인 지정 철회가 가능한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헤럴드경제는 김순자 대표가 한국식품안전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보도해 식약처 조사에 대한 신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식품안전협회는 식품안전과 위생을 목적으로 지난 2003년 식약처의 허가 아래 설립된 단체다. 협회의 임원 상당수가 식약처 출신으로 고위직 임원들이 은퇴 후 협회 임원을 맡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제가 된 한성식품의 자회사 공장이 2006년 식약처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해썹(HACCP)인증을 받은 후 매년 진행되는 현장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봐주기식 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커지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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