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검사에서 대통령으로...윤석열이 걸어온 길
늦깎이 검사에서 대통령으로...윤석열이 걸어온 길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3.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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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측근 인사, 기업 총수, 전 대통령까지 구속하며 강골 검사로 자리 잡아
문재인 정부서 서울지방검찰청장-검찰총장 임명...조국 사태 이후 관계 비틀려
적폐청산, 정권교체, 공정법치 등 키워드 내세우며 국민의힘 입당 후 대선 출마
대구 서문시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며 윤석열은 권력에 굴하지 않는 검사로서 20여 년간 일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매 정부마다 각종 주요 인사들을 강경하게 수사해 구속시키는데 성공했던 만큼 개혁을 일궈낼 인물로서 주목받았다. 9수만에 합격한 늦깎이 검사에서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윤석열 당선인이 걸어온 길을 짚어봤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검사 윤석열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열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9수만에 사법시험에 합격, 32세에 검사로 임용됐다. 윤석열은 평검사 시절부터 꾸준히 권력자와의 싸움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박희원 치안감을 소환해 하루만에 자백을 받아내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정부 최측근 인사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을 불법 대선자금 혐의로 구속수사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맡았던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에 정몽구 회장의 구속을 요청하며 ‘구속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해임하라’는 의미로 사직서를 함께 낸 일화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후로도 사건마다 윗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밀어붙이며 일명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쌓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윤석열은 파견검사로서 BBK 주가조작 특검에 참여했고,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등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며, 국가정보원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수사했다. 이후 관련 증인으로 참석한 국정감사에서 당시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심했다고 폭로하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국가정보원 사건 이후 박근혜 정부에 의해 직무배제 및 정직 처분을 받고 대구고등검찰청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며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됐다. 이때 뇌물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 절차를 강행한 이후, 윤석열이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 절차를 강행한 이후, 윤석열이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임명...조국 사태 이후 뒤틀린 관계

윤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뒤 문재인 정부에 의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임명됐다. 검찰이 기수 중심 조직인 만큼, 9수 끝에 합격해 기수가 낮았던 윤석열을 검찰청장에 임명한 것은 다소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됐다.

이후 윤석열은 국정원 상납 등 뇌물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고, 사법농단 사건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전 정부에 대한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윤석열은 2019년 제43대 검찰총장으로 후보자로 지명됐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측은 윤석열에 도덕적 흠결이 있다며 반대하기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윤석열을 임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공수처 설립 등 검찰 개혁을 주장해왔던 바 있다. 

그러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특혜 의혹, 사모펀드 논란, 사학비리 등 이른바 ‘조국 사태’를 강도 높게 수사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2020년에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 의해 검찰총장으로서 최초로 직무정지 처분을 당했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접촉, 정치적 중립 훼손,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등 6가지를 사유를 들었다.

이후 법원에 의해 집행 정지 처분이 인용돼 다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추 전 장관의 뒤를 이은 박범계 장관을 비롯한 검찰 인사들과 갈등을 벌이다 끝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권 교체 앞세우며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검찰총장 사퇴 입장을 밝힌 2021년 3월 윤석열은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온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정계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같은 해 6월 윤석열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대선 출마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반시장 주택정책, 탈원전, 정부 부채 급증, 집값 폭등, 편 갈라치기, 인구 절벽 등의 사태를 야기했다고 비판하며 “공정과 상식, 자유와 법치를 보호하는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윤석열은 국민의힘 경선 결과 홍준표 후보와 6.35%p 차이를 보이며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한 이력이 강조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해온 기존 정권을 교체할 인물로서 환영받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은 지지 이유에 대해 정권 교체 가능성을 꼽았다. 대선 기간 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거나 소폭 앞섰으나 끝내 당선에 이르렀다.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당선에 이른 만큼, 임기 내 전 정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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