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 속 백화점 호황...MZ세대 공략 적중
경제 불황 속 백화점 호황...MZ세대 공략 적중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3.16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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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코로나19 속 매출 8000억 원 달성
백화점 3사 나란히 성장, 공간 혁신이 이뤄낸 성과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역대급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면서 MZ세대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역대급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면서 MZ세대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사진/현대백화점)

[한국뉴스투데이] 소비 위축과 대면 활동의 감소로 역대급 불황에 빠지리라 예상됐던 백화점이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사상 첫 2조 원대 매출을 달성했고,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역시 2조 원대 매출을 거뜬히 넘어섰다. 명품 구매를 중심으로 한 보복 소비 분위기와 함께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더현대 서울 코로나19 속 매출 8000억 원 달성

지난해 2월 개점한 ‘더현대 서울’이 1년 만에 매출 800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백화점의 개점 첫해 매출 신기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이뤄냈다는 점과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입점 없이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성과에 대해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깬 파격적인 공간 구성과 MZ세대를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했다.

더현대 서울은 ‘쇼핑을 통한 힐링’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전체 영업 면적 중 절반 가까이 판매 시설이 아닌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꾸몄다.

또한, 무인 매장과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 명품 시계 리셀 매장 등 기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매장들을 입점시켰다.

MZ세대를 겨냥한 이런 전략은 실제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더현대 서울의 매출 중 50.3%는 20~30대 고객으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 24.8%보다 월등히 높다. 구매 고객 수 역시 20대와 30대가 각각 19.3%, 38.9%로 30대 이하 고객이 58.2%를 차지했다.

더현대 서울은 올해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들의 입점과 주변 상권 개발도 예정돼 있어 오는 2023년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3사 나란히 성장, 공간 혁신이 이뤄낸 성과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지난해 백화점 3사 모두 실적이 뚜렷한 호조세를 기록했다. 더현대 서울의 성과 못지않게 지난해 신규 개점한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신세계백화점 대전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차례로 갈아치웠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조10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첫 2조 원을 돌파했다. 2020년보다 20.2% 늘어난 수치로, 영업 이익은 3048억 원으로 53.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2020년보다 20% 오른 2조 1365억 원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 이익도 3622억 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2020년보다 8.8% 증가한 매출 2조8880억 원, 6.4% 증가한 영업 이익 3490억 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도 백화점 3사가 거둔 성공에 대해 업계에서는 억제됐던 소비 심리의 폭발과 기존 백화점과는 다른 공간 혁신이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차례로 오픈한 백화점 3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간 혁신이 공통으로 눈에 띈다.

매장을 층마다 빈틈없이 입점시키는 대신 실내 조경은 물론, 쇼핑보다 힐링 공간에 가깝게 꾸몄다. 예술 작품이 곳곳에 놓였고, 전망대‧수족관 등 별도의 장소에 있을 만한 것들로 공간을 채웠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개점 당시 층별 쇼핑 안내문 옆에 예술품 안내 가이드를 나란히 배치했다.

또한, 데이비드 호크니·이우환·박서보 등 100 작품이 넘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내걸고, 오디오 도슨트(전시 설명)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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