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희망의 건너편 - 아키 카우리스마키 회고전’ 개최
‘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희망의 건너편 - 아키 카우리스마키 회고전’ 개최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2.03.1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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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니키 감독과의 온라인 대화 진행

지난 2002510일 선재아트센터에서 개관한 이후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그동안 허리우드 극장을 거쳐 서울극장에 둥지를 틀었으나, 지난해 서울극장이 폐업함에 따라 부득이 3개월 동안 휴관했다. 새 극장을 물색하던 중에 서울 중구 정동길 경향아트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325일 재개관한다. 재개관 첫 프로그램은 필란드의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회고전으로 기획됐다.

'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포스터',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스틸컷,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포스터',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스틸컷,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재개관 첫 프로그램은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대표작 12편을 상영하는 회고전으로 마련된다. 325일 개막식과 함께 <희망의 저편>(2017)이 상영된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에는 실업자와 부랑자, 난민 등 하층민들이 주로 등장한다. 주목받지 못하는 인생을 사는 비루한 삶이지만, 예측 불허의 엉뚱한 상황 전개를 통하여 희망과 서글픔이 공존하는 유머를 잘 표현한 따뜻한 영화들이다. 삭막하고 누추한 일상을 부드러운 빛으로 채운 영화적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현실과 영화의 경계 사이에서 판타스틱한 즐거움을 준다. 특히 감독은 자본주의 체제를 향한 집요한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영화에서 보여 준다.

회고전에는 <오징어 노동조합>(1985), <천국의 그림자>(1986), <아리엘>(1988),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1989), <성냥공장 소녀>(1990), <보헤미안의 삶>(1992), <어둠은 걷히고>(1996), <유하>(1999), <과거가 없는 남자>(2002), <황혼의 빛>(2006), <르 아브르>(2011), <희망의 건너편>(2017) 12편의 감독의 일련의 대표작이 상영된다.

이번 회고전을 통하여 현실의 어두운 모습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적 위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극장의 미래를 근심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영화관은 여전히 영화를 체험하는 최적의 공간이며 사람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를 연출한 테무 니키 감독,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를 연출한 테무 니키 감독, 서울아트시네마 제공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감독 이전에 평론가로 시작해 시나리오 작가, 배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다. 감독은 헬싱키 중심부에 영화관 키노 안도라(KINO ANDORRA)’를 운영하기도 했고, 재개발로 극장이 폐관한 뒤 지난해에는 고향 카르킬라의 옛 제철소 부지에 영화관 키노 라이카(KINO LAIKA)’를 다시 개관했다. 이민자, 공장 노동자, 부랑자 등 모든 부류의 사람들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섞이는 감독의 영화처럼 영화관은 환경과 계층에 구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섞이는 장소이다혐오와 불관용이 만연한 사회, 낙담과 절망의 시대에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는 희망의 빛으로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다. 희망의 건너편 같은 따뜻한 영화의 등불로.

아울러, 이번 아키 카우리스마키 회고전 기간에는 지난해 신설된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엑스트라 부문 관객상을 받은 핀란드 영화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27일 오후 630분 특별 상영한다. 상영 후에는 테무 니키 감독과의 온라인 토크가 열릴 예정이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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