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후변화, 청년들이 나섰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인터뷰】 기후변화, 청년들이 나섰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3.2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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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하고 행하는 활동으로 문제제기에서 해답까지 
내일의 희망은 오늘 시작된다고 믿고 모인 청년들

[한국뉴스투데이] 기후변화 문제가 전 세계적 위기로 떠오른 가운데 자신들의 다양한 사회적 관심사를 기후변화와 연결해 대응하는 청년들의 모임,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이하 빅웨이브)를 만났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가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적 아래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청년다운 방식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빅웨이브. 이런 청년들을 이끌고 있는 빅웨이브 김민 대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 3월 21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후변화청년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민 대표를 만났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후변화청년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민 대표를 만났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빅웨이브는 지난 2015년 12월 12일 파리기후협약 체결 직후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저는 그 당시 기후변화와 환경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이었고 졸업하고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주위 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해답을 찾고자 대외적인 활동을 찾아다녔죠. 그러다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미온적이고 무관심한 태도에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2016년 1월, 빅웨이브에서 활동하는 청년은 10명에 불과했다. 이후 2019년에는 활동 청년이 100명을 넘어섰고 한창 인원이 많을 때는 400-500명이 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 빅웨이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200여명이다. 

빅웨이브는 일년에 두 번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모집하고 있다. “빅웨이브 활동을 시작할 때 기후변화청년모임이라는 이름을 같이 붙이면서 청년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지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보통 청년의 정의를 생물학적 나이로 분류하는데 그럼 21살부터 39살까지를 청년라고 규정해야 할까요? 저희는 청년이라는 규정을 나이와 관계없이 기후변화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라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활동 멤버를 모집할 때 나이는 묻지 않아요. 중고등학생도, 40-50대도 빅웨이브에서 활동할 수 있어요. 자신이 주체가 되어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기후변화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청년들이 모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빅웨이브 제공)
2016년 결성된 빅웨이브에는 나이와 관계없이 기후변화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청년들이 모여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빅웨이브 제공)

이렇게 모인 청년들은 온라인 소통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 멤버와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하고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활동 멤버로 나뉜다. 청년들은 공유하고 논하고 행하는 활동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공유하는 활동은 멤버들끼리 여러 활동을 통해 서로 알아가는 작업이다. 각자의 직업을 따로 가지고 있으면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대다수이다보니 서로의 분야에서 기후변화 문제점을 파악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다.

이어 논하는 활동, 즉 다양한 테마의 스터디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멤버들이 모여 파리협정 등 국제협상이나 경제, 기술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문학이나 농업, 산림, IPCC보고서, 그린워싱, 그린뉴딜 등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어요. 여러 분야의 멤버들이 모여 국제 사회의 변화 등에 따라 다양한 주제로 공부를 이어가고 있죠.” 빅웨이브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상적인 주제의 정기 멤버모임(TOC)을 진행하고 온라인에서는 각자 해야할 일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갖는다.

행하는 활동은 이를 사회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활동이다. “언론과 미디어에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 의식을 알리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 다른 청년단체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하는 방안도 늘리고 있고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다양한 협력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빅웨이브는 지난 2018년 에너지내일로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에너지내일로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가 현장에서 잘 운영되는지 파악하고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는 활동이에요. 에너지내일로를 기획하면서 현장 르포 기사도 썼었고 언론사에 협조를 요청해 기사로 나가기도 했었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생에너지나 우리나라의 전력 시장 등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았고 저희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가입도 많이 늘었어요.”

빅웨이브 청년들은 온라인에서 모여 각자 해야할 일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갖는다. (사진/뉴시스)
빅웨이브 청년들은 온라인에서도 뜨겁다. 화상으로 모인 청년 멤버들은 각자 해야할 일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민 대표는 활동을 하면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는 청년이 많아지고 다른 청년 단체들이 늘어나는 등 좋은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청년 단체들은 모여서 더욱 힘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가 탄소중립2050 정책을 내놓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등을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인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어요.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 자체가 고무적이고 그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기대가 생겼죠. 하지만 막상 논의되는 과정을 보니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가 안나올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미온적인 논의 과정에서 지켜보고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우리가 나서 스스로 답을 내놓자는 생각으로 다른 청년단체들과 함께 2040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제안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탄소중립위원회에 2040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제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한다는 기존 계획보다 10년을 앞당겨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고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60%까지 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모인 청년단체들은 올해 1월부터는 연합 단체 플랜제로를 만들고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플랜제로에서 힘을 모은 청년단체들은 빅웨이브 외에도 기후변화단체 긱(GEYK),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학생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 대학생기후행동, 연세대학교 에너지환경경제학회 YEEF 등이다.

지난해 빅웨이브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청년단체들은 2040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이를 탄소중위원회에 제출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빅웨이브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청년단체들은 2040기후중립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이를 탄소중위원회에 제출했다. (사진/뉴시스)

특히, 기후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청년다운 일침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정부는 눈앞에 당면한 과제를 당장 해결하려는 것보다 넓은 안목과 시야를 가지고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에너지내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재생에너지 필요성이나 본질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고 확보하기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충돌은 빈번했어요. 지자체들은 재생에너지 시설이 도로로부터 몇 미터 옆에 설치됐다는 이유로 또는 자신의 집 근처에 설치된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와 이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늘리고 인원을 보충하거나 제도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투자 역시 중요하고요”

“기업들의 경우 ESG경영을 내세워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ESG경영은 막 시작한 단계인데 이미 잘하고 있는 것처럼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해 보여요. 단순히 ESG위원회를 만드는게 그치는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따라야겠죠. 대기업 중심인 우리나라에서 대기업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다른 기업들도 따라 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 관심은 있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는 청년들에게  전할 한마디를 부탁해봤다. “텀블러를 쓰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등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답을 찾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학교나 친구들 또는 동네나 지역에서 가치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각자가 사는 곳에서 함께 활동할 사람을 찾아 작던 크던 단체를 만들어 시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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