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원내사령탑 출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재편
박홍근 원내사령탑 출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재편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3.2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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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계 박홍근,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등극
이재명, 8월 전당대회 등판 가능성 높아지고
 
위기감 느낀 이낙연계, 친문계와 전략적 동거
8월 전당대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곧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원내대표에 박홍근 의원이 선출됐다. 이로써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성큼 다가갔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의 민주당’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재명 상임고문이 직접 당 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명낙대전에 이어 제2명낙대전이라고 불리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홍근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등극됐다. 이재명의 남자로 불리는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은 민주당을 장악할 첫 번째 단추를 뀄다.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대선 구호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원순계에서 이재명계로

1969년생인 박 의원은 86그룹의 막내격이면서 박원순계 사람이었다. 하지만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이재명계가 됐다.

이재명계가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은 이제 친문계가 퇴조하고, 이재명계가 신주류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낙연 전 대표의 사람들이 더 이상 당권을 장악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인 박광온 의원은 이해찬 지도부에서 최고위원, 이낙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특히 이재명 지지자 사이에서는 이낙연계를 ‘수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것이다. 20대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만들어줬지만 이낙연계가 당권을 장악하면서 야당과의 대화를 앞세웠다. 하지만 야당과의 대화만 앞세웠을 뿐이지 개혁법안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크게 감돌았고, 그것이 민주당에서 지지층을 떠나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낙연계가 당권을 장악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재명 지지층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실제로 많은 의원들이 문자폭탄을 받아봤다고 한다. 그 문자 폭탄은 더 이상 수박들에게 당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이 대선에 패배한 것도 수박들에 의한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에 이로움을 주는 수박들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문자폭탄이었다.

이재명 등판 초읽기

박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이 고문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 고문 입장에서도 다음 대선을 생각한다면 당권을 장악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당 대표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이 고문의 정치적 재등판의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이재명 지지층에서도 당권을 더 이상 이낙연계에 빼앗길 수 없다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3의 명낙대전 불가피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지방선거 끝나고 나면 미국으로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낙연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자칫하면 당의 주류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돼 있다.

이는 친문계와 함께 움직이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당내 최대 계파가 이재명계가 되면서 이낙연계와 친문계는 전략적 동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으로 인해 더 이상 문 대통령의 영향력이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친문계와 이낙연계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8월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상임고문과 경쟁할 수 있는 그런 당 대표 후보 물색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당원 배가 운동이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그리고 친문계에서 하기 때문에 당분간 당원 가입 러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에 더해 원내지도부까지 친문 일색이 될 경우 쇄신 의미가 퇴색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을 수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이 계파 대리전처럼 된 것은 아쉽다”면서도 “정권이 교체되면서 자연스럽게 당내 주류가 바뀌는 변화의 과정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야당 원내지도부’가 구성된 만큼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박홍근 새 원내대표는 “개혁 입법을 늦출 수 없다”고 했고 정견 발표에서는 “정부·여당의 실정과 무능은 확실히 바로잡겠다. 역사적 퇴행과 불통, 무능과 독선, 부정부패는 단호하게 맞서나가야 하지만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정략적 반대 일삼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자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적대적 관계, 정치보복, 검찰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 대통령과 이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도 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되는 인사청문회와 하반기 원구성 등 현안이 산적한 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대장동 특검, 개혁입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전선이 뚜렷해 ‘공세적 기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후보 없이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는 열린민주당 출신의 최강욱 의원이 재적의원의 10% 이상을 득표해 2차 투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에게 표를 준 당내 강경·개혁 그룹의 존재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대선 패배 뒤 첫 원내지도부를 선출한 이번 경선에서 이재명계의 우위가 확인되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구도가 출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이 상임고문이 조기에 등판해 당권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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