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인사 전국 순회? 서서히 기지개 켜는 이재명
낙선 인사 전국 순회? 서서히 기지개 켜는 이재명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4.06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명계, 이재명에게 낙선 인사 전국 순회 건의
“함께 논의해보자”고 답변한 이재명의 속내는

지방선거·전당대회 통해 당권 장악 시도
다른 계파 “너무 빠르다” 견제 목소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칩거를 풀고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낙선 인사 형식의 전국 순회를 해야 한다고 친명계 인사들이 건의를 했고, 이에 이 고문이 수락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가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면서 당의 주도권은 서서히 이 고문에게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물론 이에 대한 견제 여론도 분명 존재한다. <편집자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이후 칩거에 들어갔지만 당내 친명계 인사들의 요청에 곧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이후 칩거에 들어갔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곧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서서히 칩거를 풀 뜻을 보이면서 견제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당내 쓴소리라고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이 고문이 대선 과정에서 너무 힘겨워했다면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말은 이 고문을 걱정하는 모습이지만 실상은 이 고문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친낙계 인사들은 이 고문이 대선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칩거를 푸는 것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낙선인사 다닐 듯

당 안팎에 따르면 친명계 인사들은 지난 4일 이 고문에게 ‘전국 순회 낙선 인사’를 하라고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면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유튜브 ‘오마이TV’ 채널에 출연해서 호남 지지자들이 낙심하고 있다면서 위로하는 것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 역시 “같이 논의해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같이 논의하자는 것은 일단 알겠다는 수준이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냥 의례적인 답변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어쨌든 이 고문이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친명계 인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칩거에 들어가자 칩거 장소로 직접 찾아가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것도 친명계 인사들이다.

친명계 인사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음이 점점 급해지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 대한 불안감과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권교체기에 이제 곧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친명계는 시베리아 벌판에 서있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신규 당원 가입 러시 등

게다가 신규 당원 가입 러시 등으로 인해 친명계가 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 고문이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당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작동했다.

이번 기회에 친명계가 당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아서 다음 총선 공천을 쥐고 흔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친명계는 아무래도 다음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선거와 전당대회에서 친명계가 확실하게 주도권을 쥐고 있어야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을 잡을 수 있다. 이에 친명계는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고문의 등장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 고문이 낙선 인사를 통해 전국 순회를 한다는 것은 지방선거와 더불어 전당대회에 이 고문의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너무 빠른 거 아니야

다만 이 고문의 등장이 너무 빠르다는 견제의 목소리도 있다.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행보가 시기상조라는 우려다. 

비록 0.7%포인트 차이지만 패배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이 고문이 현재 전면에 나선다는 것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친명계에게 당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당 주도권을 친명계에게 빼앗기게 된다면 자신의 일자리가 잃어버리게 된다는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 고문은 어떤 식으로든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내 계파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