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커스】 ‘가평 계곡 살인’ 이은해, 추가 살해 의혹
【위클리포커스】 ‘가평 계곡 살인’ 이은해, 추가 살해 의혹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09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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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못 하는 남편 계곡에서 다이빙 시킨 뒤 구출 요청 묵살
단순 사고로 종결됐으나 유족 제보로 재수사...조사 중 잠적

12일 영장 만료일 앞두고 검·경 합동검거팀 꾸려 추적
이씨 전 남자친구 2명도 사망...경찰 추가 조사 나선다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의 얼굴. 검찰의 조사를 앞두고 4개월째 잠적해 수사당국은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31)와 공범 조현수(30)의 얼굴. 검찰의 조사를 앞두고 4개월째 잠적해 수사당국은 공개수배 후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4개월째 잠적해 수사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특히, 이씨의 전 남자친구 2명 역시 사망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보험금 노리고 남편 살해...조사 후 공범과 함께 잠적

지난 2019년 6월 30일 이씨와 조씨는 이씨의 남편인 A씨(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인들과 함께 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다이빙을 하게 한 뒤 구조 요청을 묵살해 숨지게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사고 당시 가평경찰서는 단순 물놀이 사망 사건으로 보고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으나, 유족과 지인들의 제보 등을 통해 생명보험금을 노린 이씨의 범행이라는 의혹이 이어지자 경찰은 같은 해 10월 재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인천지검이 수사를 본격화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살해 시도 이전인 지난 2017년 8월 남편 A씨의 명의로 6개 보험에 가입하고 A씨 사망 후 5개월 뒤 보험사에 8억원 수준의 생명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사기 범행 의심으로 거절당했다. 윤씨가 사망한 시각은 보험 계약 만료 4시간 전이었다. 당시 보험금 청구를 거절당한 이씨는 SBS와 JTBC 등 언론사에 보험사가 횡포를 부린다는 내용으로 직접 제보하기도 했다. 

해당 사고에 앞서 이씨와 조씨는 여러 번에 걸쳐 살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앞서 같은 해 2월에도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고 시도하고, 3개월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 한 낚시터에서 A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2월 이씨의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찾아낸 대포폰에서 이씨가 조씨에게 ‘복어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내용으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 용인 낚시터에서 물에 빠트리려는 시도를 했을 때에는 지인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3일 검찰의 1차 소환조사에 순순히 응했었지만, 다음날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약 4개월째 잠적한 상태다. 이들은 검찰 측이 텔레그램 메시지 등 주요 증거들을 확보한 것을 인지하자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지명수배를 내고 검·경 합동 검거팀을 꾸려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 만료일이 오는 12일인 만큼, 검·경은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까지 체포되지 않는 경우 재차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이들은 잠적한 이래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추적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그동안 모아둔 현금으로 도피생활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체포에 앞서 조씨는 이들 사건을 다룬 SBS의 방송 이후 자신에 대한 비난 게시물·댓글을 작성한 네티즌들 수십명을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도주 이후 해외에 나간 기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를 조치했다.

이씨의 전 남자친구 2명 역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해당 사고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이씨의 전 남자친구 2명 역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해당 사고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이전 남자친구 2명도 사망...경찰 추가 조사

측히, 이씨는 A씨 이외에도 전 남자친구 2명을 숨지게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7일 이씨에 관련해 ▲태국 파파야 스노클링 사건 ▲인천 석바위 교통사고 사망사건 등 2건의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7월 이씨의 전 남자친구 B씨는 이씨와 함께 태국 파타야 인근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숨졌다. 당시 현지에서는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으며, 태국 경찰의 부검 기록에 따르면 ‘외상이 없고, 익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량의 알코올 성분이 검출돼 수사당국은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 B씨의 친형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가평계곡 살인사건 관련 카페의 게시글을 통해 “(동생의 사망사고 당시)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게 어려웠고, 특별한 목격자나 객관적 증거도 없었기 때문에 타살 가능성 여부를 조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드러냈다.

이어 “병원의 사망진단과 부검 등은 비의도적 사고, 익사라고 밖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고 당시 같이 있었던 이은해 설명만으로 당시 상황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며 “제 동생도 타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험금은 고인의 친부가 수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지난 2010년에는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사거리 인근에서 이씨와 이씨의 전 남자친구인 C씨가 탄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차 사고로 C씨는 숨졌지만 이씨는 살아남았다. 경찰은 당시 이씨가 보험금을 수령한 바 있는지, 이와 유사한 사고가 또 발생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한편, 이씨는 10대 시절이었던 2009년 5월 특수절도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8년부터 2009년 초까지 조건만남을 미끼로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남성이 씻는 사이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혐의를 받았다. 이에 2009년 6일 소년보호처분을 받았으나 처벌에 대한 기록은 폐기된 상태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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