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헬기 추락' 2명 사망·1명 실종...대만서도 한국 선원 6명 실종
'해경 헬기 추락' 2명 사망·1명 실종...대만서도 한국 선원 6명 실종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0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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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함정에 지원 후 복귀 위해 이륙한 직후 추락
기상조건 나쁘지 않았다...헬기 인양 후 분석해야

해당 경비함정은 대만서 조난된 교토1호 수색 위해 파견
한국인 선원 6명 실종 상태...대만-한국 협력해 수색 진행
8일 오후 부산 영도구 부산해경에서 경찰관들이 순직 승무원 운구차량이 지나가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오후 부산 영도구 부산해경에서 경찰관들이 순직 승무원 운구차량이 지나가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해경 소속 헬기가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해당 헬기는 한국인 선원 6명이 탑승 중이던 ‘교토 1호’의 수색을 위해 파견된 함정을 지원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교토 1호의 조난으로 한국인 선원 6명 역시 실종 상태다.

이륙 후 30~40초 만에 추락...경비함정 목격 후 구조

8일 오전 1시 32분경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방 360km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했다.

헬기에 탑승했던 항공대 승무원 4명 중 정두환 경위(51, 항공대 부기장)와 황현준 경장(51, 전탐사)이 사망하고, 차모 경장(42, 정비사)은 실종됐다. 

나머지 1명인 최모 경감(47, 기장)은 구조돼 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최모 경감은 다발성 골절 등과 출혈 등이 있는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헬기는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특수구조단 대원 6명과 장비를 지원한 뒤 복귀하는 과정에서 추락했다. 경비함정 3012함은 대만 해역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된 ‘교토 1호’를 수색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이를 위해 헬기는 7일 오후 9시 20분경 대원 6명과 운영요원 4명 등을 태워 김해공항에서 이륙했다. 오후 10시 20분경 제주공항에서 급유했으며, 오후 11시 10분경 제주에서 출발했다. 이후 헬기는 8일 오전 0시 50분경 마라도 남서쪽 370km 해상에서 경비함정에 착륙해 구조대원 등을 내린 뒤 항공유를 보충하고, 오전 1시 32분에 이륙했다.

헬기는 이륙 직후 30~40초만에 추락했다. 추락을 목격한 경비함정 3012함의 대원들이 사고 직후 실종자를 제외한 3명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경은 침몰 해역 주변에 해경 경비함정 7척, 해군 군함 및 해수부 어업지도선 6척, 민간어선 4척 등을 동원해 실종된 승무원을 찾고 있다. 

원인 파악은 아직...부산 빈소에선 애도 이어져

사고 당시 기상 상황은 남동풍 초속 2~4m, 파고 1m, 시정 5해리 내외로 나쁘지 않아 추락 원인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해경은 구조된 기장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더불어 헬기 동체가 인양된 후 블랙박스를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사고가 난 헬기는 주·야간 해상구조용으로 미국 시콜스키사의 S-92 기종이다. 2014년에 들여왔으며 최대 21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헬기다. 기체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숨진 정 경위와 황 경장의 시신은 8일 2시 50분경 부산 영도구 부산해경 헬기장에 도착한 뒤 운구차에 옮겨져 부산시민장례식장으로 출발했다. 

남해해경청에 마련된 유족·실종자 대기실에서 황 경장의 아버지는 “사고가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 항공대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사고를 직감했다.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씨는 “아들은 평소에 누군가를 구조하는 임무를 맡는 것에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다.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과 함께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져 항상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헬기를 타는 일이다 보니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했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순직 해경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부상 당한 최 기장의 쾌유를 기원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실종자의 신속한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조난당한 우리 국민들의 구조를 위해 가용전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7일 대만 해상에서 한국인 선원 6명이 탑승한 '교토1호'가 조난됐다. 대만 수사당국과 외교부 등이 협력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7일 대만 해상에서 한국인 선원 6명이 탑승한 '교토1호'가 조난됐다. 대만 수사당국과 외교부 등이 협력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대만 해역서 한국인 선원 6명 탑승한 ‘교토 1호’ 실종

지난 7일 외교부는 “대만 해상수색 당국이 7일 오전 9시 50분께 대만 서방 18해리 해상에서 ‘교토 1호’로부터 조난 신고를 접수했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교토 1호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교토 1호는 예인선으로, 부속선인 교토 2호를 예인해 부산항에서 인도네시아 바탐항으로 항해하던 중 조난을 당했다. 교토2호는 현장에서 발견됐으나 교토1호는 실종됐다.

신고 접수 직후 대만 구조당국은 현장에 경비함과 헬기를 투입해 수색하고 있으며,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주변을 항해하는 선박에도 수색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외교부는 재외국민대책본부와 주타이베이대표부 현장지휘본부를 가동했으며, 해경은 사고 해역에 함정 2척을 파견했다. 해당 과정에서 해경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승선원 6명 모두 부산 거주민으로 확인돼 부산시는 이들 가족들에게 실종 상황을 알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8일 외교부를 방문해 “실종된 선원들이 모두 60~70대 고령이라 가족들의 걱정이 더 클 것”이라며 신속한 사태 해결을 당부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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