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기재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기재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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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장애인의 날 앞두고 인수위 장애인 정책 발표
탈시설 문제 빠져있고 현실화 방안 없는 등 추상적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관련 응답 요구
답변 시점까지 지하철 시위 재개...삭발 시위도 지속
2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 지하철 2·3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예산없이 권리없다',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 스티커를 열차 바닥에 놓으며 오체투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 지하철 2·3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예산없이 권리없다',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 스티커를 열차 바닥에 놓으며 오체투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의 추상적인 이동권 대책에 항의하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응답을 촉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 20일 전장연은 “금일 인수위에서 브리핑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는커녕, 21년째 외치고 있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기에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하다. 인수위의 브리핑이 전장연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라면, 더 이상 소통을 통한 장애인들의 시민권 보장이 의미를 지니기 어려울 것이라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21일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인수위 브리핑은 그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며 “이제 답을 줄 책임 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 뿐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밝히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박 대표와 전장연 활동가들은 휠체어를 타고 열차에 탑승한 뒤 열차 바닥에 엎드려 행진하는 오체투지 시위를 진행했다. '예산없이 권리없다',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예산 보장하라’, '하루 24시간 활동지원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스티커를 바닥과 벽면에 붙이는 시위도 병행됐다. 이에 2·3호선 열차는 7시 40분경부터 1시간 가량 정체를 겪었다.

이날 시위 과정에서 경찰은 전장연의 시위를 막아서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위반으로 보고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에 활동가들은 옥내집회는 집시법 대상이 아니라며 맞섰다. 집회·시위의 장소·시간·방식 등을 제한하는 집시법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옥외에서의 집회만을 다루고 있다.

앞서 지난 30일 전장연은 인수위와의 만남에서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국비 지원 ▲장애인평생교육시설 국비 지원 ▲2023년 탈시설예산 확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 등 ‘장애인권리예산’ 요구를 담은 요구안을 전달하고, 인수위 측의 요청에 따라 답변 시점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9일 인수위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장애인 이동권 및 교통권 보장 ▲장애인의 방송·문화·체육 이용 환경 확대 ▲장애인 개인예산제(장애인 본인이 예산 내에서 원하는 복지서비스를 선택하게 하는 제도) 도입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확대 ▲2027년까지 장애인콜택시 도입률 100% 달성 ▲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확대  등 장애인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장연 측은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선택할 서비스의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예산제는 허황된 정책인 점, 일자리·돌봄지원체계·활동지원서비스 강화 등은 구체적 기획 없이 모호하게 제시된 점, 탈시설 권리에 대한 내용이 다뤄지지 않은 점, 중증장애인 관련 고용대책은 제시되지 않은 점, 장애인콜택시 광역이동 보장 등 국비지원 근거 마련되지 않은 점 등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측면을 지적했다.

한편, 전장연은 매일 오전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1명씩 머리를 미는 삭발 투쟁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며 지하철 탑승 시위 대신 진행됐던 삭발 시위는 지난 30일부터 현재까지 17일간 진행돼온 바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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