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또 가혹행위...연평부대서 성고문·식고문·구타 발생
해병대 또 가혹행위...연평부대서 성고문·식고문·구타 발생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2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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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들이 막내병사에 집단적인 가혹행위
음모 밀고 신체 노출 강요하는 등 성고문
“연평부대 해체하고 부대 진단 실시하라”
25일 오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전방부대 병사 간 집단 구타·성고문 사건' 폭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전방부대 병사 간 집단 구타·성고문 사건' 폭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막내 병사가 선임들에게 집단적인 구타·가혹행위·성고문·식고문 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또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내용은) 구타, 가혹행위, 성고문, 식고문 등 익숙하게 알려져 온 해병대 악습”이라며 “13명이 생활하는 생활관에서 A병장, B상병, C상병이 기수가 가장 낮은 막내 병사인 피해자에 구타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밝혔다.

구타와 가혹행위는 지난달 3월 중순부터 시작된 것으로, 군인권센터는 “심심하다는 이유로 C상병이 피해자의 뒤통수를 때리고 웃는 식으로 이뤄졌다. 가혹행위는 정도가 더 심해져 갑자기 뺨을 치고 멱살을 잡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B상병과 C상병이 번갈아 이유 없이 폭행하는 일이 반복됐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의 오랜 악습인 식고문까지 벌어졌다. C상병은 급식실에서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더러운 손으로 비빈 후 피해자에게 주면서 선임이 해준 요리니 맛있게 먹으라고 강요했다. 피해자는 어쩔 수 없이 ‘맛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억지로 먹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혹행위들은 같은 달 30일 피해자가 부대 간부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사안은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에게도 보고됐으며, 해병대 군사경찰대는 가해자들을 불구속 수사하고 지난 20일 군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병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가해자와 분리 조치했다. 피해 일병은 정신과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과 우울증, 불면증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범죄가 영내에서 반복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벌어지고 있었고 가해자도 여러 명으로 집단적 괴롭힘이 횡행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 간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즉각적 구속 수사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병대에서 엽기적인 인권침해 사건이 폭로될 때마다 해병대 사령부는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유야무야 되고 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다. 연평부대는 불과 3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언론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 소장은 해당 선임 3명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피해자에 대한 두터운 보호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 반복적인 사건 발생에도 안일한 부대 관리로 인권침해를 방조한 연평부대를 해체하고 부대 진단을 통해 피해자 외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도 서둘러 확인하고 이들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군인권센터는 ▲해군 검찰단에 가해자 3인을 구속 수사할 것 ▲해병대 군사경찰대에 ‘가해자 인권 존중’을 언급하며 불구속 수사한 까닭 규명할 것 ▲반복적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연평부대를 해체하고 부대진단을 실시할 것 ▲국방부에 해병대 인권침해 사건 처리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책임자 전원을 엄중 문책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해병대 사령부는 이날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다. 군사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으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 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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