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박경석 대표 경찰 출석...“공존 위한 정당한 투쟁 기억해달라”
전장연 박경석 대표 경찰 출석...“공존 위한 정당한 투쟁 기억해달라”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25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차교통방해 등으로 지난해 탑승 시위 관련 조사
지난 23일 전장연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자택에 방문해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난 23일 전장연은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자택에 방문해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뉴스투데이] 지하철 탑승 시위에 관련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25일 전장연은 “기차교통방해 사건 등으로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박경석·이형숙 대표 2명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두 요구를 받은 건은 지난해 2월, 3월, 6월 등의 일자에 이뤄진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다.

이날 박 대표는 혜화경찰서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행동 때문에 조사받는 것은 최초”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 불법집회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경찰들에게 현장에서 강력히 대응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했던 것에 따라서 작년 사건까지 모아 조사를 받게 되는 거 같아 마음이 많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불법과 합법이 문명과 비문명을 가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우리들의 정당한 투쟁이라는 것도 기억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지난 2018년 한 60대 여성이 자폐증을 겪던 아들을 살해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수십년간 장애인의 권리를 위반한 자부터 수사해야 한다. 장애인 가족이 동반자살을 하고 부모가 자식을 죽여야 하는 이 비극적인 대한민국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지하철에 휠체어를 한 줄로 탔다는 이유만으로 불법 시위로 규정되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대한민국의 대통령, 17개 광역시도 지자체장, 300명 국회의원들도 같이 수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자 앞에선 한없이 약하고 약자 앞에선 한없이 강한 게 시민을 위한 공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경호 서울경찰청장은 “장애인 권리 표시도 중요하지만 출근을 방해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며 선량한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제한돼야 한다”며 “정도가 심하면 사법처리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전차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박 대표를 비롯한 전장연 관계자들을 고소한 바 있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 24일 “추경호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국회 청문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답변을 하겠다고 밝혔다”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그때까지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매일 경복궁역에서 1명씩 삭발하는 삭발투쟁은 취임식 전날인 5월 9일까지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