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넘어 필(必)환경, ‘그린테일’ 대세
친환경 넘어 필(必)환경, ‘그린테일’ 대세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5.0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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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환경, 동물보호까지 생각하는 뷰티업계
빨대‧포장재 등 일회용품 줄이기 나선 식품업계
소재 재활용, 폐기물 업사이클링 패션 제품 출시

[한국뉴스투데이] 친환경 또는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산업 전반에 ‘그린테일’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녹색(Green)과 유통(Retail)의 합성어인 ‘그린테일’을 위해 기업들은 상품의 개발 및 판매 과정에 친환경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며, 친환경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며, 친환경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사진/뉴시스)

◆건강과 환경, 동물보호까지 생각하는 뷰티업계
먼저 그린테일의 선두는 비건 열풍이 거세게 부는 뷰티업계다. 예전부터 화장품의 제조‧가공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린테일 트렌드를 만나며 뷰티업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최근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6.3%씩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약 27조5,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이러한 친환경 열풍은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미닝아웃’ 소비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미닝아웃이란 소비로 자신의 취향이나 신념을 알리는 것으로, MZ세대는 친환경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실천하고 있다.

이에 뷰티업계는 화장품 연구·개발부터 친환경 요소를 적용한다거나 전용 브랜드를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부터 ESG경영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는 클린뷰티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클린뷰티는 파라벤 무첨가,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 비건 등 소비자들의 안목을 고려한 친환경 용법이다.

클린뷰티 연구소는 화장품 포장재를 4R(Recycle-재활용, Reuse-재사용, Reduce-감량, Replace-대체) 관점에서 연구한다. 또 합성 원료를 대체하고 천연 유래 원료 기반의 화장품을 개발해 탄소를 줄이는 등 비건계열의 제품 생산에도 몰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린테일 가치관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롱테이크’를 론칭했다. 목공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고목의 톱밥을 재가공해 오크우드 업사이클링 향료를 베이스로 한 제품을 생산한다. 편백잎과 검정콩, 장미꽃 추출물 등 식물 유래 효능 성분으로도 비건 인증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헤어케어 제품들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이니스프리나 에스트라, 순 등의 브랜드에도 비건 계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선택의 폭을 넓혀 이들 브랜드가 표방하는 지속 가능한 뷰티를 구현할 방침이다. 

한국콜마도 화장품 패키징 전문기업인 ‘연우’를 인수, 친환경 공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우는 2020년 친환경 화장품 용기인 종이튜브를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추적·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 친환경 인증인 ‘ISCC PLUS’도 획득했다. 한국콜마는 연우와 함께 친환경 용기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클리오는 컨실러를, 삼양사는 자외선 차단제를, 휴메딕스는 더마 등 기능성 화장품에도 비건계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빨대‧포장재 등 일회용품 줄이기 나선 식품업계
식품 기업들도 친환경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2021년 3월, 맥도날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대비 36% 감축하겠다는 ‘스케일 포 굿(Scale for Good)’을 공표했다.

대표적으로 빨대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게 음료를 마실 수 있게 설계한 ‘뚜껑이’를 현재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또한, 2019년 5월부터는 맥도날드의 대표 아이스크림 메뉴 ‘맥플러리’ 용기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앴고, 지난 2020년 5월까지 무려 1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 효과를 냈다.

새벽배송 트렌드와 함께 매번 과대 포장 논란에 시달리는 마켓컬리는 2018년 7월, 기존 아이스팩을 100% 물과 재활용 비닐만 사용한 친환경 보냉제로 변경했다.

폐기 시 내용물인 물은 그대로 버리고 PET 포장재는 비닐로 분리 배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또한, 2019년부터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 포장재로 변경하면서 1년간 스티로폼과 비닐의 사용량을 예상 대비 68% 절감했다. 그러나 여전히 과대 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짐에 따라 포장재 규격을 다양화하는 등 개선책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매일유업은 2020년 2월부터 자사 제품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해 나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비건 인증을 받은 ‘어메이징 오트’ 제품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관련 선제적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소재 재활용, 폐기물 업사이클링 패션 제품 출시
국내 패션업계 역시 친환경 소재를 재활용하고, 폐기물을 다각도로 업사이클링하는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패션 트렌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 자료를 보면 세계적으로 친환경 관련 패션 시장 규모가 2019년 약 7조6,100억 원에서 2023년 약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2020년부터 지속 가능 브랜드를 추구하며 친환경 상품 ‘비 싸이클(B-CYCLE)’을 내세웠다. 재생 소재 및 충전재 사용, 동물복지 시스템 준수 다운(RDS) 사용, 환경오염 유발 물질 원단 사용 축소 등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도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면서 버려진 페트병으로 제작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코튼·울 등을 사용한 친환경 상품들을 선보였다. 

한섬은 지난해 2월부터 매년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가량을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약 144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2만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친환경 원단과 재활용 부자재, 재고 원단 등의 사용을 점진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의류의 70% 이상을 지속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주는 지난 2월 아시아 최초로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티셔츠와 파자마 등 총 30여 종의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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