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로 간다, '러스틱 라이프'
나는 시골로 간다, '러스틱 라이프'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5.08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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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심 불빛 대신 고즈넉한 시골 정취
‘5도2촌’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한국뉴스투데이] 복잡한 도시 생활을 떠나 시골의 소박한 분위기를 즐기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가 인기다. 매니악한 이들이 오지로 캠핑이나 차박을 떠나는 것을 넘어 이른바 ‘촌캉스’, ‘논밭뷰’ 등을 위해 시골로 떠나는 이들이 많다.

한두 달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은 전국에 퍼졌고,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명 안팎에 이를 정도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도시생활에 촌스러움을 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도시 텃밭은 2010년 104ha 정도였던 것에 비해 2018년 1,300ha로 8년 사이 13배 가까이 넓어졌고, 도시농부의 수도 15만3,000명에서 212만1,000명으로 14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농업경제연구원의 ‘2020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에서도 도시민 응답자 1,500명 중 41.4%는 향후 귀농·귀촌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화려한 도심 불빛 대신 고즈넉한 시골 정취 
‘러스틱 라이프’가 주류로 잡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봄 이후부터다. 안전을 이유로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을 찾는 가구가 늘었고, 아예 농촌에 세컨드 하우스를 짓고 머무는 이들도 생겨났다.

도시 생활에 지치고 주거와 생활 환경이 열악해지며, 사람과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 역시 가중됨에 따라 ‘러스틱 라이프’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TV 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봐도 그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2012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사랑받은 <나는 자연인이다>는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할 만큼 여전한 인기몰이 중이다.

무엇보다 나영석 PD가 연출한 <삼시세끼> 시리즈는 ‘러스틱 라이프’를 주류 방송 소재로 끌어올렸다. 이후 <바퀴달린 집>, <해치지 않아>, <안 싸우면 다행이야>, <어쩌다 사장>, <시고르 경양식> 등 힐링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젊은층에게는 TV보다 익숙한 매체인 유튜브에서도 화려한 리조트나 호텔 리뷰보다 고즈넉한 시골의 풍경과 일상을 담은 영상의 조회수가 더 많다.

실제 시골에서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시골 콘셉트 숙소들도 등장하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다녀갔거나, 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시골집은 예약조차도 힘들다. 아궁이, 솥, 고무신, 장작, 몸빼바지 등 시골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품들도 준비돼 있다.

◆‘5도2촌’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러스틱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는 이들은 단연 MZ세대다. 답답한 일상에 지칠 때면 긴 휴가를 떠나거나 아예 잘 다니던 직장도 과감하게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이른바 ‘5도2촌’, ‘4도3촌’이다. 도시를 완전히 떠나 시골에 자리 잡고 사는 것이 아닌, 4~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3일은 시골에서 여행하듯 생활한다는 의미다.

여행하듯 열흘이든 한 달이든 직접 살아보며 시골을 즐기고, 그 생활이 마음에 들면 그곳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이때 ‘벼세권’, ‘불멍맛집’, ‘노을뷰’, ‘논밭뷰’ 등을 따지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다.

이들을 위해 농촌 지역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인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농가나 체험마을 숙소에 머물 수 있다. 또 ‘귀농인의 집’은 원하는 영농 기술을 배우고 농촌을 체험하는 동안 머물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대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달 동안 시골에 살면서 동네 곳곳을 산책하거나, 그 지역의 숨은 명소를 찾아다닌다.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골 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집과 함께 영농 실습장을 빌려주고, 영농 창업 훈련을 해주는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라는 곳도 있다. 1년 단위로 모집하는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렇게 농촌 살기를 체험해본 후 지역에 정착하고 싶거나, 세컨드 하우스를 가지고 싶다면 원하는 지역의 지자체 홈페이지에 올라온 빈집정보를 살펴보면 된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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