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전쟁, 본격 주도권 다툼 서막
새벽배송 전쟁, 본격 주도권 다툼 서막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5.1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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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출혈경쟁, 대기업도 발 빼는 ‘새벽배송’
기존 유통업체 백기 투항, 컬리는 물류사업 확대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통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마켓컬리를 시작으로 배송 판도를 뒤흔든 새벽배송 시장이 최근 재편 조짐을 보인다. 사활을 걸고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던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체제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반면 극심한 적자 속에도 물류사업 확대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끝없는 출혈경쟁…대기업도 발 빼는 ‘새벽배송’

유통 대기업 BGF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식품 판매업체 헬로네이처는 지난달 15일 “새벽배송 사업을 다음 달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새벽배송을 위한 비용 부담이 극심한 데다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도 지난달 18일을 끝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2020년 5월 새벽 배송을 시작한 지 2년 만의 결정이다.

헬로네이처와 롯데온이 철수한 건 시장 내 점유율이 요지부동한 탓이 크다. 시장 1위인 쿠팡 로켓프레시의 지난해 거래액은 2조3000억 원, 2위 마켓컬리는 2조 원 정도다.

3위인 SSG닷컴까지 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거의 80%에 육박한다. 나머지를 두고 오아시스마켓과 헬로네이처, 롯데온 등이 경쟁을 벌였다.

문제는 새벽배송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거대한 물류센터부터 인공지능 프로그램까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신선식품 배송에 필수적인 콜드체인 물류센터는 건립에만 몇백억 원이 든다.

실제 마켓컬리가 지난해 3월 김포에 지은 신선물류센터는 300억 원, 쿠팡이 지난 3월 문을 연 대구첨단물류센터는 320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 유통 재벌들도 두 손 들고 포기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기존 대기업들 백기 투항, 컬리는 물류사업 확대

유통업체들이 백기를 들고 퇴장할 때,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오히려 물류사업 확대로 새벽배송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컬리는 배송 솔루션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물류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넥스트마일은 현재 마켓컬리 샛별배송 서비스의 수도권, 부산, 울산 지역을 전담하고 있는 컬리의 자회사다. 컬리 외 다른 회사의 배송을 대행하는 ‘3자배송 사업’도 일부 진행 중이다.

넥스트마일은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현재 40여 개인 3자 배송 고객사 수를 올해 안에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새벽 신선배송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비용 부담은 덜고 품질 높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넥스트마일은 국내 유일이자 최대 규모의 신선식품 풀콜드체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풀콜드체인은 신선식품을 산지에서부터 최종 소비지까지 배송하는 과정에서 저온의 온도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넥스트마일은 전 차량 냉장배송을 하며 저온설비를 갖춘 배송거점(TC)이 다른 새벽배송업체 평균 대비 약 3.5배가 많다.

그러나 컬리의 이런 행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트렌드 속에 성장을 거듭했지만, 냉정하게 보았을 때 새벽배송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3사는 내리 적자를 보고 있다. 2020년 적자에 이어 지난해 마켓컬리 2177억 원, SSG닷컴 1079억 원, 쿠팡 1조8000억 원 수준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그럼에도 컬리가 3자 배송 등 B2B 물류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벽배송을 통한 상품 판매만으로는 비용 감당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컬리는 올해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데, 기업의 성장 지표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현재까지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 새벽배송의 주요 고객층들이 오프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며 “기업가치 상향과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영업손실을 줄이고 취급 상품을 늘리는 등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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