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인권위, “성소수자 혐오 더 용납 안돼”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 인권위, “성소수자 혐오 더 용납 안돼”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5.17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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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동성애를 질병분류에서 삭제한 5월 17일 기념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역사 반성하는 계기로 삼는 날”
성소수자 정신 건강 문제 심각...혐오·차별 용납 말아야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7일 송두환 인권위 위원장은 성명문을 통해 “어떤 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이들의 달력에는 이날이 표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송 위원장은 “지구 곳곳에는 매년 이날을 기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날은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분류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한 날이며, 그 후 전 세계에서 매년 이날을 기리는 행사가 마련된다. 우리는 이날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이라 부르고,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 사회적 낙인의 역사를 반성하고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변희수 하사, 김기홍 활동가 등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죽음을 목격했다”며 2020년 실시된 국가인권위원회의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591명 가운데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혐오를 경험한 사례가 90%에 달했으며, 혐오와 차별로 인한 스트레스·우울·불안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 위원장은 “성소수자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3911명 중 절반 가량이 최근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응답했다며 혐오와 차별에 따른 성소수자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해당 조사는 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에서 지난해 실시한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다.

지난 2015년 11월 3일 UN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태도를 우려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성적지향 및 성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말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송 위원장은 이 점을 강조하며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 또한 그 자체로 존중받고 자유와 공정, 인권과 평등한 연대를 누릴 권리가 있다. 인권위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해 이 점을 다시 확인하며, 앞으로도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작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 2명의 단식은 이날로 37일차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차별금지법 공청회 계획을 통과시켰으나, 공청회의 날짜를 잡지 않으며 사실상 진행이 멈춰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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