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반복되는 사고에도 안전조치 ‘나몰라라’
현대제철, 반복되는 사고에도 안전조치 ‘나몰라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5.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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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지난 3월 한 노동자가 도금포트에 빠져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문제는 동일 공정에서 4년전에도 노동자가 양쪽 발을 잃는 사고가 발생, 회사 측에서 안전조치 미흡을 발견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지난 3월 한 노동자가 도금포트에 빠져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문제는 동일 공정에서 4년전에도 노동자가 양쪽 발을 잃는 사고가 발생, 회사 측에서 안전조치 미흡을 발견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3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한 노동자가 도금 포트에 빠져 사망한 가운데 현대제철이 4년 전 도금포트에서 안전 문제를 발견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3월 2일 오전 5시 30분경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냉연공장에서 근로자 A씨(57)가 450~460도 아연액체 도금 용기(도금 포트)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해당 사고는 중대재해법에 해당돼 노동청의 조사를 받았다. 노동청 조사 결과 해당 사고는 위험작업으로 2인1조로 작업을 해야 하지만 단독작업이 이뤄졌고 안전 난간이 없었으며 몸에 착용한 안전대가 천장의 생명줄과 연결되지 않는 등 안전관리가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현대제철이 4년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KBS보도에 따르면 2018년 4월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정비작업을 하다 도금 포트에 빠져 화상을 입고 양쪽 발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현대제철이 작성한 대외비 보고서에는 도금 포트 주변에 안전난간이 없고 안전대를 거는 생명줄 등이 미흡하다고 명시돼있다. 자체적으로 판단한 사고 원인이 안전시설 설치 상태와 작업표준, 안전수칙 준수 등의 부족이라고 결론낸 셈이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록 안전난간 설치와 생명줄 설치 등이 미뤄졌다. 이에 해당 공정에서 사고가 또 발생해 노동자가 사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현장의 안전조치 미흡에 대한 문제는 노조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3월 도금포트 추락사고 당시 여러 사고현장조사 보고서와 노동부 자료 등을 토대로 해당 사고가 ▲위험작업에 대한 작업감시자 미배치 ▲작업 매뉴얼 없는 비정상 작업 ▲노동자의 안전보건관리 참여와 의견수렴 시스템의 부재 등 사업주의 안전조치 위반이라 주장했다.

특히, 지난 2014년과 2018년에도 유사공정에서 작업자가 도금포트에 발이 빠져 재해를 입었지만 현장의 안전조치는 계속 방치됐다며 현대제철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여전히 현장의 위험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2020년 수시감독에서 도금포트 작업의 추락위험을 제기했음에도 시정지시서에 반영이 안되는 등 고용노동부의 형식적인 근로감독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사고가 나면 회사는 원인을 찾고 해결을 해야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아니라 이미 4년전 재해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사한 전례가 있었음에도 사망사고로 악화된 것은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강력한 반증”이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4년전 사고와는 공정과 작업방식에 차이가 있다”면서 “산업재해 발생에 책임을 통감을 하고 이번 기회에 안전 조치가 더 확고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 점검과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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