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올가” 선정...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올가” 선정...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2.06.07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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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시네마’(with, CINEMA)를 주제로

분단국가에서 ‘평화’보다 더 간절한 염원이 있을까? 미사일이 오고 가는 작금의 긴장된 남과 북의 대치 상황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된다. 올해는 ‘위드, 시네마’(with, CINEMA)를 주제로 오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원에서 28개국 총 88편의 장, 단편 영화가 초청됐다.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포스터, 호랑이 문양을 모던하게 담아낸 이미지, 평창국제영화제 제공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공식 포스터, 호랑이 문양을 모던하게 담아낸 이미지, 평창국제영화제 제공

지난 5월 2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문성근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일상의 평화가 깨져서 전 인류가 고통받았고 지난해는 미얀마에서, 올해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나 수많은 시민이 죽어가고 있다. 나라별로 따로 사는 것 같지만 인류는 함께 살고 있다. 우리 영화제가 지속하여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아무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2, 3회 영화제를 무탈하게 개최하고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화제가 마냥 반갑다.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엘리 그라페 감독의 '올가' 스틸컷,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 엘리 그라페 감독의 '올가' 스틸컷,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2022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작은 엘리 그라페 감독의 <올가>(2021)다.

<올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마리가 된 유로마이단(2013년 11월 21일 우크라이나에서 유럽 연합의 통합을 지지하는 대중들의 요구로 시작된 대규모, 지속적인 시위이자 시민 혁명) 반정부 시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어린 우크라이나 체조 선수 올가가 국적을 옮겨 스위스 대표팀이 되면서 그녀에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한 극영화다. 한때는 동지였지만 경쟁자로 우열을 겨누어야 하는 스포츠 세계의 현실은 자유를 갈망하며 폭력과 싸우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러시아의 미묘한 정치적 관계 속에서 국가 대표로 뛰어야 하는 스포츠 선수들의 갈등과 고뇌가 진솔하게 표현된 수작.

<올가>는 2021년 제7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어 작가조합상(SACD)을 수상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는 영국극장협회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기금 행사의 특별상영작으로 선정되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엘리 그라페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관한 뉴스 이미지 너머에는 잔혹한 현실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청하기도 했다. <올가>는 엘리 그라페 감독은 첫 장편영화다. <올가> 시나리오가 앙제영화제에서 비지오상과 2020년 로카르노영화제 내일의 영화 부문에 공개되면서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

'위드 시네마' 섹션 초청작,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위드 시네마' 섹션 초청작,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아울러 2022영화제 슬로건과 같은 새로운 섹션 ‘위드 시네마’를 신설하여 세 편의 영화와 세 개의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원작 소설 ‘사건’을 생생하게 재구성해 2021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오드리 디완 감독의 <레벤느망>(2021)을 한국 작가 최연소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와 함께하며, 

202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페넬로페 크루즈에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패러렐 마더스>(2021)를 배우연구소 백은하 소장이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한 편은 정재은 감독의 다큐멘터리 <고양이들의 아파트>(2020)를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대표와 함께 한다.

최은영 프로그래머는 “위드 시네마는 영화가 품고 있는 다양한 토픽을 풍성하게 해줄 명사들과 함께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위드 시네마를 통해 함께 영화 보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시각이미지 개선사업으로 4년 만에 영화제 공간 탄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시각이미지 개선사업으로 4년 만에 영화제 공간 탄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영화제 기간에 다양한 부대 행사와 전시도 마련된다. 평창 곳곳에서는 야외상영인 ‘캠핑시네마’ 가 열리고, 영화제 공간을 걸으며 미션을 완수하는 산책 이벤트 ‘피프워크’도 진행된다. 전국 지역영화인들이 함께 교류하는 ‘지역영화네트워크 명랑운동회’도 열리며 선우정아, 10CM, 조명섭, 김다현을 만날 수 있는 ‘PIPFF STAGE’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진행하는 거리공연 ‘팔로우P’ 공연도 펼쳐진다.

기자회견에서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올해 감사하게도 시각화 이미지 개선사업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가 더욱 매력적인 행사 공간으로 변모했다”며 영화 축제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염원을 전했다.

2022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원에서 열리며, 28개국에서 온 총 8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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