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에 사과한 개딸들, 투표권 놓고 갈등 예고
홍영표에 사과한 개딸들, 투표권 놓고 갈등 예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6.10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영표에 찾아간 개딸, 사과로 갈등 일단락
문자폭탄 자제 요청한 이재명, 조용해지고
 
전대 룰 놓고 갈등 보일 수밖에 없어
이재명 출마 놓고도 첨예한 신경전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과 친문계 홍영표 의원 간의 갈등이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치매냐’ 대자보 붙인 개딸 지지자가 사과를 했고, 이를 홍 의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문자폭탄을 자제할 것을 개딸에게 호소했다. 이로 인해 갈등은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투표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래 지속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편집자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불린다. 대선 패배 이후 2030대 여성 지지자들이 대거 온라인 당원 가입을 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런데 최근 친문계 홍영표 의원이 이 의원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개딸 지자들이 ‘치매냐’ 대자보를 홍 의원 지역 사무실에 붙이고 하루에 1만통 가까운 문자폭탄을 보냈다.

자제 요청한 이재명

하지만 ‘치매냐’ 대자보를 붙였던 개딸 지지자가 홍 의원을 찾아가 사과를 했고, 홍 의원이 사과를 받아들이며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또한 이재명 의원과 친명계 인사들은 개딸들에게 문자폭탄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자 개딸들의 문자폭탄이 실제로 많이 잦아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딸들의 문자폭탄을 감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개딸들의 행동을 단순히 팬덤정치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팬덤정치를 지양하게 된다면 정치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반을 튼튼하게 다지고 난 후에 철근을 올리고 기둥을 세워야지 지반도 튼튼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근을 올리고 기둥을 세운다면 그 건물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팬점 정치를 무조건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친문계 내부에서도 일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개딸들과 친문계 간의 갈등은 일단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무조건 갈등만 보여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개딸들이나 친문계 모두 가지고 있다.

두 세력 간의 다툼이 윤석열 정부에게 도움이 될 뿐이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로 갈등은 잠시 뒤로 미루고 소강상태에 빠진 형국이다. 더 이상 개딸들이 홍 의원을 공격하지 않고 있고, 홍 의원 역시 개딸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자제하고 있다.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3m 길이의 대자보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치매센터 번호가 쓰여있는 등 홍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적혀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3m 길이의 대자보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치매센터 번호가 쓰여있는 등 홍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적혀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전대 투표권 놓고

하지만 이들의 소강상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개딸들의 투표권 때문이다.

8월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치른다면 개딸들은 투표권이 없다. 그 이유는 권리당원을 얻는 현행 규정은 6개월로 돼있다. 개딸들 상당수가 3월 대선 이후에 가입한 당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월에 전대를 치른다면 이들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이에 개딸들은 6개월에서 3개월로 기간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친문계는 기존 규정대로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친명계는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추고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래도 권리당원에 이 의원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에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친문계는 반대하고 있다.

전대 룰 개정 놓고

현재 친문계와 개딸의 갈등이 소강상태에 놓여 있지만 언제든지 갈등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딸들은 ‘전당대회 때 두고보자’라면서 친문계 일부 인사에 대해 칼을 갈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면 그에 따라 갈등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고, 소강상태에 있던 문자폭탄이나 대자보는 다시 부활할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결심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당대회 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개딸들의 행동이 크게 잦아들기 때문이다.

또한 친문계에서는 이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패배한 사람이 출마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