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커스】 故이예람 중사 특검 출범...성폭력 둘러싼 의혹 규명 쟁점
【위클리포커스】 故이예람 중사 특검 출범...성폭력 둘러싼 의혹 규명 쟁점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6.11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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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383일만의 출범...연장 시 100일간 수사
부실수사·2차가해·은폐시도 등 의혹 규명돼야
지난 7일 공식 출범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하 안 특검)이 현판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일 공식 출범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하 안 특검)이 현판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공군 내 성폭력과 2차 가해 끝에 사망한 이예람 중사의 특검이 출범했다. 그간 지속해서 제기돼온 공군 측의 부실 초동수사와 2차 가해, 지휘부의 은폐 시도 등 의혹의 진상이 규명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故이예람 중사 특검 출범...사망 후 383일만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하 안 특검)이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5월 21일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383일 만이다.

안 특검은 이 중사 사망 사건에 관련해 공군 내 성폭력의 진상에 더불어 2차 가해가 있었는지, 군 경찰과 군 검찰의 부실 수사가 있었는지, 국방부 내에서의 사건 은폐나 무마 시도 등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이날 안 특검은 “법률상 부여된 수사 기간 내에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법이 규정한 적법절차 및 증거주의에 따르면서도 신속하게 객관적 증거를 찾아내고, 그 증거를 토대로 위법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특검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 이 중사의 명복을 빈다. 이 중사의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디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이 중사 사망사건과 같은 비극이 군대 내에서 더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을 마쳤다. 

안 특검의 수사 기한은 70일로, 오는 8월 13일까지다. 다만 이때까지 수사를 끝내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이번 특검에는 안미영 검사를 비롯해 유병두(59·26기), 이태승(55·26기), 손영은(47·31기) 특별검사보 등 80여 명의 검사와 수사관, 파견 공무원 등으로 꾸려졌고, 손찬오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가 수사팀장을 맡았다.

이날 ‘주요 증거물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이 제기됐으나 안 특검은 “사건 이후 1년 이상이 지나 특검이 출범했지만 기존 자료도 있고 그 부분은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유족이 주장하는 2차 가해도 수사 대상이냐는 물음에는 “법에 2차 피해 유발이라고 표현된 2차 가해 부분 역시 특검 수사 범위”라고 답하며 “유족분들께서 편하신 시간에 맞춰 면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군 내 부실수사·2차가해·은폐시도 등 의혹

이번 진상규명의 쟁점은 부실 초동수사와 2차 가해, 지휘부의 은폐 시도 등이다. 지난해 3월 공군 20비행단 소속이었던 장 모 중사는 이 중사를 반복적으로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튿날 이 중사는 상관인 김 모 중사에게 피해를 신고했으나,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의 협박과 가해자 가족의 회유 등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사가 시작된 후에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가해자에 대한 탄원서까지 제출되자 이 중사는 60일 간의 청원휴가 후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을 신청했다.

그러나 새 부대에서도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온오프라인 상의 괴롭힘이 이어졌고, 이 중사는 전출 나흘만인 지난해 5월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유족들은 부대 차원에서의 2차 가해와 부실한 초동 수사로 인해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주장해왔다.

뿐만 아니라 이후 언론을 통해 이 중사의 사망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공군에 대한 의혹들이 하나둘씩 터져 나왔다. 특히 군인권센터를 통해 ▲공군본부 군사경찰 지휘부가 국방부 조사본부에 제출하는 사건 보고서에서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삭제하고 단순 사망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정황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자신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로펌의 변호사가 가해자의 변호를 맡자 전관예우를 위해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한 정황 등이 폭로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 이 중사의 사망 5개월만인 지난해 10월 국방부는 특별수사팀의 수사 결과 총 25명을 형사입건하고 그 중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가해자 장 중사는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군사경찰을 비롯해 지휘·감독 라인인 전익수 법무실장,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대대장과 중대장 등 핵심 의혹 인물들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모두 처벌에서 제외돼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이 중사의 장례도 치르지 않은 채 1년째 빈소에서 숙식하며 특검 구성을 통한 진상 규명,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들을 촉구해왔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와 관계자 추가 조사 권고에 더불어 군인권센터를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특검 구성 요구 끝에 결국 특검이 출범됐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9일부터 내달 29일까지 ‘군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오는 8월까지 정책 대응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군 내 성폭력은 끊임없이 반복돼온 문제인 만큼, 이번 특검 출범 등이 반복되는 비극을 끊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이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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