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수박’ 표현 자제령...“영(令) 듣지 않네”
우상호 ‘수박’ 표현 자제령...“영(令) 듣지 않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6.1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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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수박 논쟁에 자제령 발동했지만
이원욱, 수박 조롱으로 계파 갈등 수면 위
 
난닝구 사건에 진산파동까지, 민주당의 흑역사
전당대회 하루라도 빨리 해야 갈등 가라앉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자제령을 내렸지만 친명과 반명 사이에서 계속해서 ‘수박’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두 세력 간의 갈등은 한 지붕 아래에서 이불을 덮고 있는 가족이냐는 의문이 나오기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둘이 갈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 세력의 갈등은 단순히 감정싸움을 넘기는 분위기로 이는 고질적인 민주당의 역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편집자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계파갈등을 자제해 달라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계파갈등을 자제해 달라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수박’ 같은 분열의 언어를 사용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지방선거 이후 친문과 반문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비방전이 오갔고, 수박 등의 용어가 난무했으며 특정인을 저격하는 문자폭탄이나 팩스폭탄이 날라들면서 우 위원장은 "인신공격성 발언은 가만히 두지 않겠다"면서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하게 금지시키겠다. 수박 이런 단어 쓰시는 분들 제가 가만 안 둘 것”이라고 밝혔다.

겉은 파란색 속은 빨간색

수박이라는 용어는 겉은 파란색인 더불어민주당인데 속은 빨간색인 국민의힘 인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소속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생각하는 것은 국민의힘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계열의 인사를 뜻한다.

지난 대선 경선 기간을 거치면서 친명과 친낙계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 그것이 결국 수박이라는 용어를 통해 갈등으로 표출됐다. 그러다가 지방선거 때는 잠잠해졌는데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하면서 반명계 인사들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돌리면서 친명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리고 친명계 지지자들이 반명계 인사들을 ‘수박’이라고 낙인 찍고 문자폭탄을 날렸다.

수박은 ‘계파 갈등의 상징’이 됐다. 특히 대선 이후 2030 여성들이 이재명 의원을 지지한다면서 온라인 당원으로 많이 가입했는데 적극적인 활동이 크다. 이런 이유로 반명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문자폭탄 등 과격한 정치적 의사표현을 했다.

이에 반명계 인사들은 이들을 ‘정치적 훌리건’이라고 표현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팬덤 정치’라고 규정했다.

수박 논란이 더욱 불거진 것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의원이 당권 도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반명계의 견제가 더욱 커지면서 수박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반명계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 사진과 함께 “수박 맛있네요”라고 올리면서 더욱 점입가경이 됐다.

강성 노선 투쟁은

사실 수박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른바 난닝구 사건이라고 불리는 2003년 울린우리당 분당 사태로 거슬러 올라가고, 길게는 1971년 이른바 ‘진산파동’이 그러하다.

민주당은 대대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졌고, 그때마다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것은 강성 노선을 고수하는 세력과 온건 노선을 고수하려는 세력이 하나의 지붕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분당 사태 이후 2017년 문재인 정권이 출범했고, 2018년 지방선거를 거쳐 2020년 총선에서 180여석에 가까운 압승을 했지만 정체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압승을 하면서 정치적 노선이 다른 세력들이 이합집산을 한 꼴이 됐다.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확립도 없이 180여석이라는 거대한 집단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계파 간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언제 또 180석 얻으랴

특히 다음 총선인 2024년 총선에서 다시 180여석이라는 거대한 의석을 얻을지 미지수다. 즉, 지금의 의석수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현재의 국회의원 중 상당수는 아마도 다음 국회에서 얼굴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계파 갈등은 더욱 부추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차기 당권을 누가 잡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당 대표를 어떤 세력이 하느냐에 따라 공천권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자기 직업이 사라지느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이기 때문에 당권 경쟁을 놓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계파 갈등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방법은 딱 하나이다. 하루라도 빨리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계파 갈등이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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