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현금 없는 사회...간편결제가 대신한다
【지금 경제】 현금 없는 사회...간편결제가 대신한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6.15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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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현금 지출액 25.4% 감소해
가계나 기업 "안 쓰고 보관" 예비용 현금 보유 늘어

현금 쓰려해도 결제 거부 당하는 사례 증가
코로나19로 '현금 없는 사회' 더욱 앞당겨져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현금 지출액이 2018년에 비해 25.4% 감소했다. 반면 신용카드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은 크게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현금 지출액이 2018년에 비해 25.4% 감소했다. 반면 신용카드나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은 크게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신용카드와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현금 사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를 보면 가계와 기업의 현금 사용이 모두 줄었고 일부 사업장에서는 현금결제를 거부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생체정보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폭풍적으로 증가하면서 현금 사용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월 평균 현금 지출 감소 추세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51만원으로 2018년(64만원)에 비해 13만원(25.4%) 감소했다. 전체 지출액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1.6%로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를 통해 가계가 상품 및 서비스 구입 등을 위해 지출한 현금의 규모가 감소하고 지급수단 가운데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경우에도 원재료 구입 등을 위한 현금지출 규모가 감소하였으며 현금지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기업의 최근 1년간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912만원으로 2018년(2906만원) 대비 1990만원(68.5%)감소했다. 지급수단별 지출액을 보면 현금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1.2%에 불과한 반면 계좌이체는 꾸준한 상승세로 가장 큰 비중(86.0%)을 차지했다.

이처럼 현금의 사용은 줄었으나 예비용 현금을 보유한 가구 비중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조사대상 가구주의 대부분(97.0%)이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지갑이나 주머니 등에 소지하고 있는 거래용 현금의 평균은 8만2000원으로 2018년(7만8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소지한 돈 이외에 비상시 등에 대비해 집과 사무실 등에 보관하고 있는 예비용 현금은 35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대비 현금 보유액에서는 약간 줄었지만 보유가구 비중은 31.4%로 8.1%p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상당수의 가구에서 가지고 다니는 현금보다 4~5배가 넘는 현금을 집에 보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업의 평균 현금보유액은 470만원으로 2018년(222만원)에 비해 대폭(248만원, 111.4%) 증가했다. 특히 매출액 100억원 이상 구간에 속한 기업들의 현금보유액(1521만원)이 크게 증가(1116만원, 275.7%)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일상 운영자금과 함께 비상시에 대비한 현금보유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금을 가지고 다닌다 해도 쓸 수 있는 곳이 줄어드는 것도 현금 없는 사회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간 상점 및 음식점 등에서 현금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 가구의 6.9%로 2018년(0.5%)에 비해 증가했다. 현금결제 거부 경험자의 64.2%가 카페 등 프랜차이즈 매장을 꼽았고 자영업 사업장(13.7%), 기업형 슈퍼마켓(5.4%) 등에서도 현금결제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총 결제 금액은 63조6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8%나 급증했다. 사진은 서울시에서 선보인 제로페이를 이용한 결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총 결제 금액은 63조6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8%나 급증했다. 사진은 서울시에서 선보인 제로페이를 이용한 결제 모습. (사진/뉴시스)

신용카드간편결제 거래액 사상 최대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반면 신용카드나 네이버, 카카오 등 간편결제 시장 거래액은 연일 사상 최대 규모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 2월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액은 97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5조7000억원보다 10.3% 증가했다. 이 중 신용카드 승인액은 762조5000억원, 체크카드는 210조900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1%와 9.1% 늘었다.

이같은 카드 승인액 증가는 지난 3년간 매년 최소 5%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 왔다. 이에 올해 카드 승인액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용카드가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서비스의 이용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총 결제 금액은 63조6702억원이다. 이는 전년도 42조7824억 원에 비해 무려 48.8%나 증가한 규모다.

이 중 간편결제서비스 업계 1위인 네이버파이낸셜에서 결제된 금액(선불전자지급수단·계좌이체 포함)만 44조188억원이다.

이어 2위인 카카오페이는 17조4536억원이다. 이외에도 삼성페이와 토스 등 간편결제 시장서비스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1981만건이다. 이는 전년 대비 36.3% 늘어난 규모다.

간편결제를 통해 거래된 하루 평균 금액은 6065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35%가 늘었다. 코로나19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 3171억원과 비교하면 거래금액 규모가 2배로 늘어난 셈이다.

간편결제서비스 거래액은 올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간편결제서비스 1위인 네이버의 경우 올해 거래액을 100조원으로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페이 역시 지난 5월 한 달 간 거래액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연간 거래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금 없는 사회가 되면 무슨 일이?

현금 없는 사회가 눈 앞에 다가온 가운데 해외 사례를 통해 득과실을 미리 짚어볼 수 있다. 영국이나 중국 등 일부 국가는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현금 없는 사회로 정착된 단계다.

이미 현금이 없어진 사회를 보면 모든 금융 거래가 전산화되면서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폐와 동전을 보관하는 불편함도 사라지고 분실의 우려에서도 벗어난다.

국가적으로는 지폐와 동전을 만들기 위한 제조 비용이 절감되고 기업에서는 매출이나 결제의 관리가 편리해진다.

반면 현금 없는 사회를 반대하는 일각에서는 가장 먼저 신용카드의 도용이나 해킹 등 보안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또,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에 의해 개인의 결제가 감시되거나 통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나 정전이나 자연 재해 등 외부 요인이 발생할 경우 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혼란이 온다는 사실은 현금 없는 사회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그 외에도 어린이나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층에서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

복권이나 상품권 등 법으로 카드 결제가 금지된 일부 결제에 대한 개정도 필요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전자화폐의 발행과 통용도 짚어봐야 할 사안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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