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4연전 마친 한국 남자 축구, 숙제 가득
A매치 4연전 마친 한국 남자 축구, 숙제 가득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6.1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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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중심으로 구축한 공격력은 합격
4년간의 빌드업 축구 지워버린 수비 불안
남은 5개월, 김민재 의존증 해결 절실

[한국뉴스투데이]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6월 A매치 4연전을 마쳤다. 2승 1무 1패 9득점 8실점. 세계 1위 브라질에게 당한 1-5 대패를 제외하면 수준급 경기력을 선보인 듯한 결과다. 

그러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매번 불거졌던 수비 불안은 여전했고, 현재 대표팀의 강점인 빌드업 축구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4연전의 상대팀들이 브라질을 제외하면 오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팀들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점이다. 더욱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우리나라와 맞선 팀은 브라질이 유일했다.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4-1 승리를 거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4-1 승리를 거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손흥민을 중심으로 구축한 공격력은 합격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브라질과의 경기 이후 6일 칠레에 2-0 승, 10일 파라과이 2-2 무, 14일 이집트 4-1 승을 거뒀다.

월드클래스 손흥민(토트넘)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완패를 당한 브라질전에서도 세계 무대에 통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보일 만큼 탄탄했다.

비록 브라질전에서 한 골에 그쳤지만,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황의조(보르도)가 득점포를 합작하는 과정이 브라질 언론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매끄러웠다. 이후 칠레전과 파라과이전(이상 2골), 이집트전(4골)은 다양한 패턴 속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A매치 2경기 연속 프리킥 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과 더불어 축구팬들을 설레게 한 대목은 재능 있는 어린 공격수들의 발전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이다.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황의조와 원톱 자리를 다투는 조규성(김천)은 이집트전 득점포로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현재 대표팀의 체력왕으로 꼽히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활동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연계플레이까지 선보였다. K리그에서 빠른 스피드로 탁월한 공간 침투 능력을 자랑하던 엄원상(울산) 역시 대표팀에서 그 재능을 폭발시켰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손흥민을 다양한 위치에 기용하며 상황에 따른 최적의 활용법을 연구한 점, 카타르 월드컵에서 세트피스를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점 등은 6월 A매치의 중요한 성과다”고 말했다.

◆4년간의 빌드업 축구 지워버린 수비 불안
공격진의 눈부신 성장에 비해 수비진은 4연전 내내 불안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부상으로 빠졌다고는 해도 지난 4년간 후방 빌드업에 초점을 둔 대표팀의 축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첫 번째 경기였던 브라질전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높은 위치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브라질 공격수들의 움직임에 고전했다. 브라질은 골키퍼에게까지 압박 수비를 펼쳤고, 압박을 풀어내야 할 수비라인은 패스 길을 찾지 못해 허둥대다가 기초적인 패스, 트래핑 실수를 범했다.

이후 칠레전에서는 황희찬의 이른 선제골 이후 후반 6분 만에 칠레 선수의 퇴장으로 인해 수적 우위 속에 경기했다. 그런데도도 경기 내용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다 손흥민의 종료 직전 프리킥골로 2-0 승리했다.

파라과이전은 앞서 일본이 파라과이를 상대로 4-1로 이겼기에 한국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0-2로 끌려갔고 경기내용에서도 부진했다. 후반 21분 손흥민의 프리킥골과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의 극적인 동점골로 힘겹게 2-2로 비겼다.

이집트의 경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주전급 10명 이상이 빠질 정도로 2군급으로 한국전에 나섰음에도 위험한 장면을 여러 차례 제공했다. 결과는 4-1 대승이었지만, 4연전 마지막 경기임에도 수비진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잦은 실수를 범하며 빌드업에서 고전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빠르고 조직적인 압박에 대한 대처, 볼 키핑,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 시 선수들의 위치 선정, 안정감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및 풀백 부재, 김민재 부재 시 대안 발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남은 5개월, 김민재 의존증 해결 절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상대한 팀들은 브라질을 제외하면 모두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팀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 중에서도 포르투갈, 우루과이의 공격수들은 더 정교하고 파괴적이다. 실제 6월 A매치에서 그 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포르투갈은 스페인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고 스위스, 체코를 4-0, 2-0으로 완파했다. 마지막 스위스전에서 0-1로 패하기는 했지만, 기세가 대단했다.

우루과이 역시 까다로운 멕시코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뒀고, 이후 미국과 0-0 무승부, 파나마에게 5-0 대승으로 6월 A매치를 마쳤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반드시 잡아야 할 팀으로 꼽히는 가나는 일본에게 1-4로 패했지만, ‘2.5군급’ 멤버였다. 더욱이 그 멤버로 한국이 수적 우세 속에 2-0으로 이긴 칠레를 3-1로 제압했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직전까지 발을 맞출 기회는 7월 동아시안컵과 9월 A매치 데이 때 치를 두 번의 평가전뿐이다. 대표팀을 향한 지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느낌표를 찍어내려면 수비의 불안함을 해소해야만 한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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