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改過遷善)
개과천선(改過遷善)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6.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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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실수를 저지르고 실수를 고쳐나가는 과정이다."-요나스 서크-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것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 잘못의 정도는 사회의 기준에 따라 차이도 있고, 용서받기 힘든 잘못도 있다. 다만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해서는 그것을 고치려 노력하고 반성하는 것이 인생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공자가 이르기를,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했다.

자신의 실수나 과오를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인정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겨야 다시는 그런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

독일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저지른 대학살과 만행에 대해서, 독일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반성하고, 잊지 않고 그 사실을 기리는 자세로 일관해 왔다. 이미 전범들은 거의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자세는 독일을 더 이상 미움의 대상이 아닌 나라로 거듭나게 했다. 
우리가 일본에 바라는 것 역시 대단한 보상 같은 것이 아니다. 그저 잘못한 걸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역사가 아름다운 방향으로 씌여지긴 어려울 것이다.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을 개과천선이라 한다. 지난 잘못을 고쳐 착하게 바뀌는 걸 의미한다.
자기 합리화와 정당화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새롭게 변화할 수 없다. 자신의 선행만 기억하고 잘못은 잊어버리는 사람에게 개과천선은 기대할 수 없음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것처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없고, 언제나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을 완악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탈무드-

내가 옳기에 내 행동에는 정당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이기기적이고 간악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지 않는 그와 같은 이에게 용서라는 자비는 주어져선 안 된다.
올바른 뉘우침이란 인정과 자기반성을 필요로 한다. 거기에 행동의 변화가 더해질 때 올바른 뉘우침은 완성된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참회'라 하며 잘못을 뉘우쳐 해탈을 구하는 수행법을 지칭한다. 부처는 자신의 악행을 선행으로 덮는 자는, 구름으로 덮인 어둠의 세계를 비추는 달과 같다고 했다.
불교에서 의미하는 참회란 다른 이에게 자기 죄의 용서를 비는 뜻으로 쓰인다.

그리스도교에서는 '회개'라 하여, 죄악으로 가득한 마음을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로 복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것에서 시작해 죄를 미워하는 마음의 변화와 함께 죄에서 떠나는 생활의 변화까지를 회개의 참된 의미로 여긴다.

가톨릭에서는 '고해'라고 하여, 세례를 받은 자가 사제에게 죄를 고백하여 용서를 구하는 의식절차를 뜻한다.
이처럼 모든 종교에서 이르듯, 스스로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는 것은, 인간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근본인 듯하다.

"내가 그 더럽고 백해무익한 '이'를,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돈놀이하는 노파를 죽여 버린 일은 마흔 가지나 되는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일.
가난뱅이의 피나 빨아먹는 그따위 할멈을 죽였다는 게 죄란 말이냐? 
나는 죄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걸 속죄하려는 생각은 없어.
나만 해도 여러 사람에게 착한 일을 하려 했던 거야. 수백 수천의 착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거야.
나는 그 우열한 행위로써 다만 자신의 독립을 획득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자금을 얻기 위한 처음의 한 걸음을 내디디려 했을 뿐이야."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중에서-

지은 죄의 무게나 그 죄에 가해지는 벌 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뉘우침이 훨씬 중요하다. 세상이 죄 앞에 평등하지 않는다면, 그 세상은 올바르게 돌아가고 있지 않는 것이다. 비범하다 해서 죄 앞에서 정당화 될 수 없다. 자신이 남보다 비범함을 스스로 판단하고 잘못을 저지른 것을 합리화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떤 위치에 있든, 잘못을 저질렀다면 반성해야 하고 뉘우쳐야 함은 합당하다. 

실수를 저지르고 그것을 고쳐나가는 과정이 인생이라면, 그러한 삶의 과정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게 맞다.
어느 시대, 어떤 사람이든 잘못한 게 있다면 올바른 뉘우침으로써 잊지 않고 마음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가 결국에는 세상을 옳은 방향으로 살게 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서 있느냐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이다."   -괴테-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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