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커스】 누리호 발사 성공...세계 7번째 자체 위성 발사국 등극
【위클리포커스】 누리호 발사 성공...세계 7번째 자체 위성 발사국 등극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6.25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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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무사히 궤도 안착해 양방향 수신에도 성공
4개 큐브위성과 1개 더미위성 사출 임무 남아있어

실패율 낮추는 것 관건인 발사체...향후 누리호 추가 발사에도 이목
항공우주청 설립부터 달 착륙선 발사까지...정부 우주산업 적극 지원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 차례 실패를 겪었던 누리호가 끝내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한민국은 자체 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린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다만 발사체의 신뢰도 향상 문제, 달 궤도선·탐사선 발사 기술 확보 등 우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들도 남아있는 상태다.

‘자체 기술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지난 21일 오후 5시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발사체 비행 정보를 담고 있는 누리호 원격수신정보를 초기 분석한 결과, 누리호가 목표 궤도인 700km에 투입되어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음을 확인했다”며 “누리호 2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다음날 오전 3시 2분경 대전 항우연 지상국과 성능검증위성 간의 양방향 교신에도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성공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누리호는 발사 당일에도 남극 세종기지와 대전 항우연 지상국의 안테나를 통해 성능검증위성의 기본상태 정보를 수신한 바 있다. 

항우연은 “성능검증위성은 앞으로 7일간 위성의 상태를 계속 점검하며 자세를 안정화하게 되며, 오는 29일부터는 2일 간격으로 국내 대학에서 개발한 큐브위성을 하나씩 사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위성 투입 성능을 검증하는 임무를 가진 위성으로, 앞으로 2년간 고도 700km의 태양동기궤도에서 하루 14.6바퀴를 돌게 된다.

성능검증위성에는 전용 카메라가 탑재돼 있어 큐브위성(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인공위성) 4개와 더미위성(가짜위성)의 사출 과정을 담은 영상도 지상국에 전송할 예정이다. 사출되는 큐브위성은 ▲오는 29일 한반도 주변의 열을 감지하는 조선대의 ‘스텝큐브랩-2’ ▲내달 1일 초분광카메라로 지구를 관측하는 카이스트의 ‘랑데브’ ▲다음달 3일 지구 대기를 관측하는 서울대의 ‘스누글라이트-2’ ▲다음달 5일 미세먼지를 관측하는 연세대 ‘미먼’ 순이다.

이에 한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1톤급의 실용적 인공위성을 자체 기술로 쏘아 올린 7번째 국가가 됐다.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으로는 10번째 국가다. 앞서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발사하고, 2013년 3차례 시도 만에 성공했던 ‘나로호’(KSLV-1)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한 100kg급 소형 위성이었다.

누리호는 지난 2010년부터 12년간 진행된 사업으로, 투입된 예산은 1조957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21일 누리호는 첫 발사에서 3단 엔진이 계획과 달리 일찍 꺼지면서 궤도에 안착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5일로 2차 발사가 예정됐지만 비와 강풍 등 기상 문제로 하루 연기됐고, 16일에도 산화제 탱크의 레벨 센서 이상으로 무산돼 2차례 연기된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누리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발 뗀 우주산업...앞으로의 숙제는

누리호의 1·2차 발사는 해당 발사체가 운송 수단으로서 제대로 기능하는지 점검하는 의미를 가져, 우주산업의 첫발을 뗀 것에 가깝다.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과기부와 항우연은 2027년까지 총 6784억원을 들여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다. 

발사체는 천문학적인 자원이 투입된 위성·우주선·탐사선 등을 싣는 용도인 만큼, 실패율을 낮춰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누리호의 경우 2차 발사 중 1차례 실패한 것으로 본다면 현재까지의 성공률은 50%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주요 발사체의 경우 그 성공률이 팰컨9는 98%, 소유즈2는 94%, 아리안5는 95%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누리호 추가 발사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신뢰도를 향상하겠다는 계획이다. 

누리호 1호기에서는 더미위성만 실렸던 것과 달리,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에서는 실제로 운용되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도 실릴 예정이다. 누리호 3호기는 현재 조립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2024년으로 예정된 4차 발사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초소형위성 1호가, 2025년 5차와 2027년 6차 발사에는 최소형위성 5호가 실리는 등 그 규모를 키워갈 예정이다.

또 현재 과기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은 누리호의 후속 발사체를 발사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의 검토가 진행돼 오는 11월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해당 사업은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330억원을 투입해 액체산소-케로신 기반의 2단형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발사체는 추후 발사 예정인 달 탐사선의 발사체로도 쓰일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8월 3일에는 한국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가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스페이스X사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된다. 다누리는 달 탐사선 발사 시 착륙지 선정을 위해 달의 표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하고, 달의 지질이나 자원을 탐사하며, 달의 자기장 구성을 확인하는 등의 임무를 1년간 수행한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우주개발진흥 시행계획’을 통해 한국형 발사체의 안정성 확보 및 차질 없는 부품 수급 등 필요한 조건들을 확보한 뒤, 2030년까지는 달 착륙선을 한국형 발사체로 쏘아 올리고, 2035년까지는 소행성 샘플귀환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각 부처로 흩어져있는 우주 정책을 총괄할 ‘항공우주청(가칭)’을 경남 사천에 설립하고, 화성 탐사가 가능한 수준의 고성능 발사체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항공우주산업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선 과정에서 우주산업전략본부 설치를 공약하는 등 우주산업 개발에 뜻을 모으고 있는 만큼, 우주산업 시장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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