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자진 월북 발표 책임 통감
[한국뉴스투데이]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한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9명이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의 자진 월북 발표 등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24일 해양경찰청은 “정 청장은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종합적인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며 치안감 이상 해경 간부 8명도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정 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우리 조직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부족하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오랜 고심 끝에 우리 해양경찰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며 사의 발표를 설명했다.
지난 22일 정 청장은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과 유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앞서 2020년 9월 21일 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가 실종된 뒤 북한국 총격에 의해 피살된 사건에 관련해, 해경은 일주일 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그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의 북한 통신 신호 감청과 해상 표류 분석 결과에 더불어 이씨가 사망 전 자주 도박을 한 기록, 채무가 있었던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이러한 발표 과정에서 이씨의 채무 규모 등 사적 정보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약 2년만에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해경은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당시의 발표 내용을 뒤집었다.
이에 유족들은 당시 자진 월북했다는 판단이 발표되기까지의 구체적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며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열람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대통령기록관은 공개 가능한 기록 중에는 관련 내용이 없고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해당 자료가 있는지 여부도 알려줄 수 없다고 고지했다.
그러자 유족은 정보 공개를 위한 행정 소송을 진행하고, 국회 재적 의원 중 2/3가 동의하면 대통령지정기록물도 열람이 가능한 만큼 다음주 국회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2일 유족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의 지침에 따라 자진 월북 발표가 이뤄졌다는 정황을 근거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오는 28일에는 윤성현 남해해양지방경찰청장(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 김태균 울산해양경찰서장(당시 해경청 형사과장), 서주석(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등 당시 해경 책임자들에 대한 고발도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