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은 없다, 변화하는 직업 가치관
직업에 귀천은 없다, 변화하는 직업 가치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6.26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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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없는 MZ세대, ‘몸 쓰는 직업’ 선호
공무원 시험 경쟁률 하락, 스타트업‧창업 희망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업관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공동체와 집단을 중요하게 여겼던 분위기에서 개인의 삶을 존중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중심이 옮겨지는 모양새다.

‘안정’을 상징하던 공무원 경쟁률의 하락세가 뚜렷하고, ‘성장’을 위한 스타트업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육체노동을 다소 천하게 여기던 기성세대와 달리 땀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성별과 업종 등에 관계 없이 직업을 선택하는 직업관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성별과 업종 등에 관계 없이 직업을 선택하는 직업관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고정관념 없는 MZ세대, ‘몸 쓰는 직업’ 선호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직업 위세(직업의 귀천의식에 대한 평가)는 OECD 선진국 대비 격차가 매우 높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타파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KPR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에 대한 긍부정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서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직업의식에 대한 교육 뿐만 아니라 직종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직업을 찾고 도전하는 것에 익숙하다. 특히 자신의 업무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토목과 인테리어, 중장비 면허 등 전문 학원에 등록하여 기술을 습득하고 업무에 투입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에 업로드하는 현상이 다수 관찰됐다.

더욱이 블루 칼라와 관련 연관어에 ‘전문적인’, ‘혁신’, ‘필요한’ 등 전문성과 혁신성을 뜻하는 단어들이 자주 보인다. MZ세대에게 육체노동은 자신들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셈이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 하락, 스타트업‧창업 희망
직업관에 대한 의식이 변해가는 뚜렷한 현상 중 하나는 공무원 경쟁률의 하락세다. 한때는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릴 만큼 젊은 세대가 공무원 취업에만 매달린다는 우려까지 있었지만, 현재는 외면받고 있다.

1963년 현재의 임용을 목적으로 하는 시험이 처음 치러진 이래, 공무원 시험은 2011년 93.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부터 경쟁률이 서서히 낮아지다가 2019년 이후 40대 1 밑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29.2대 1로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실제 지난 18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치러진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 경쟁률이 평균 9.1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10.3대 1보다 소폭 낮아졌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수년째 이어지는 취업난임에도 일명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 시험을 외면하는 분위기에 전문가들은 오히려 젊은이들의 냉철한 현실 파악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인 취업만으로는 성공은커녕 안정적인 삶을 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이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2,929명을 대상으로 창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60.2%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같은 조사(39.4%)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창업하려는 이유는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47.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정년 없이 평생 일할 수 있어서(40.4%)’,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35.9%)’, ‘직장 생활보다 돈을 많이 벌 것 같아서(30.2%)’, ‘성공하면 큰 보상이 뒤따라서(22.9%)’, ‘투잡 등 부수입을 얻기 위해서(18.8%)’,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15.4%)’ 등의 순이었다.

가장 창업을 하고 싶은 업종은 ‘음식점·주점 등 외식업’이 20.7%로 1위였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 해외직구 등 유통업(16.2%)’, ‘유명 프랜차이즈 점포(14.9%)’, ‘키오스크, 무인점포(7.2%)’, ‘마케팅, 노무, 법률 등 지식 서비스업(6.9%)’, ‘IT 앱, 웹 서비스 개발업(6.9%)’, ‘액세서리 공방 등 제조업(6.8%)’, ‘영상 제작 등 콘텐츠 사업(5.2%)’ 등이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 14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달 직장인 및 구직자 1,063명을 상대로 ‘스타트업 기업의 취업(이직) 의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3%가 ‘스타트업 기업에 취업(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취업·이직 의향 이유 중 1위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52.9%)’였다. ‘일하면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서(35%)’가 그 뒤를 이었다.

공무원 사회나 전통적인 대기업보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도 스타트업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스타트업 취업의 장점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38.0%)'와 '자율적인 기업문화(30.1%)'를 꼽았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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