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김창룡 경찰청장이 경찰국 신설 및 치안감 번복 사태 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한 만큼 우선 보류한 뒤 정식 사표 제출 시 절차에 따라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지난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 당시 제22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돼, 다음달 23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앞서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 발표에 대한 조직 내부의 반발과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며 질책한 일 등에 책임을 진다는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김 청장은 “먼저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의 논의와 관련하여,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국민을 위한 경찰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어린 열정을 보여준 경찰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와 함께 그러한 염원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행안부 자문위의)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폭넒은 의견수렴과 심도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사의 표명의 취지를 암시했다.

이어 김 청장은 “비록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새로이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해, 대통령실은 김 청장의 사의 수리를 우선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이 아직 의원면직서(사표)는 제출하지 않아, 김 청장이 사표를 정식 제출하면 절차에 따라 수사·감사 등 여부를 확인한 뒤 수리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내달 15일까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 조직(이하 경찰국)’ 신설의 최종안을 만들고 관련 규정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달 중으로 조직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행안부는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통해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휘·인사·감사·징계 권한을 확충하는 내부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찰 안팎에서는 31년만에 ‘경찰국’이 부활해 경찰의 독립성이 훼손될 위험에 놓였다는 반발이 이어져왔다.

정한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