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외면한 10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정의당’
노동 외면한 10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정의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6.29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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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 발족
정의당 탄생 이유 뒤돌아봐야
 
노동운동에서 여성운동으로 세대교체 실패
정체성 구축 못하고 기성정당 닮아가고 있어
 

정의당이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이를 두고 백가쟁명식 이야기가 나온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 이후 몰락했다는 평가다. 이는 새로운 길을 돌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는 실패했고, 정체성은 사라졌다. 페미니즘을 내세웠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에 정의당이 본질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왜 탄생했고, 과거에는 어떻게 국민적 사랑을 받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편집자주>

 

이은주(가운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진보정치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은주(가운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진보정치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의당이 ‘10년 평가위원회’를 만들고, 한석호 비대위원을 위원장에 앉혀 지난 10년을 뒤돌아본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성적표를 본다면 차기 총선에서 과연 정의당은 의석 1석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가 궁금해질 정도로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국민은 철저하게 외면했으며, 표를 던져주지 않았다. 그것은 정의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대교체 실패

국민이 실망한 가장 큰 이유는 세대교체 실패다. 정의당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1987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노동운동과 통일운동 때문이다. 제도권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계는 자신들의 문제를 다뤄줄 정당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국민승리21을 기점으로 제도권 정당이 탄생했다. 이는 정의당의 뿌리가 됐다.

과거 노동문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의당이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노동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룰 현역의원들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에서 노동문제에 대해 다뤄줄 국회의원 후보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여성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노동운동에서 여성운동으로 갑작스럽게 전환됐다.

정의당 지지층은 여전히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어느날 정의당을 바라봤을 때 과연 과거의 정의당이 맞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은 사라지고 여성운동이 전면에 내세워지면서 기존 노동운동 지지층은 조용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성운동 정치인들은 아직까지 제도권 정당에서 어떤 식의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적 외면을 받는 언행이 쏟아지게 되면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노동운동에서 여성운동으로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운동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실패한 세대교체가 돼버렸다.

노동운동 기반한 여성운동 해야

핵심은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한 여성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만 내세웠을 뿐 어떤 식의 정체성을 갖고 어떤 식의 정치활동을 해야 하고, 어떤 식의 입법 활동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중구난방식의 이야기들만 나오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그런 언행들이 쏟아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의당의 근본은 ‘노동운동’이다. 즉, 여성 문제를 다루더라도 ‘노동’을 기반으로 해서 다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최저임금 문제, 주52시간 문제 등에 대해서 정의당이 어떤 발언도 쏟아내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정의당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소다.

기성 정치권의 목소리는 기성 정치권에게

특히, 정의당이 기성 정치권을 너무나 닮아갔다는 평가가 있다. 물론 제도권에 들어왔기 때문에 기성 정치권을 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당이나 야당인 민주당에서 나올 법한 발언들이 정의당에서도 나오게 되면서 정의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2중대’ 혹은 ‘국민의힘 2중대’라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기성 정당에서 나온 발언들을 재탕 삼탕해서는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정의당만의 독특한 색깔의 발언들이 쏟아져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

노동문제 혹은 여성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발언들이 쏟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하기 전 정의당은 노동자·농민에 대한 문제를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다.

그런 점을 지지자들은 신선하게 생각했고, 투표를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의당은 기성 정당과 같은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신선함을 잃었다는 평가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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