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실종 가족’ 인양된 차량서 시신 3구 확인...경찰 정밀 수사
‘완도 실종 가족’ 인양된 차량서 시신 3구 확인...경찰 정밀 수사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6.2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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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완료 후 시신 3구 확인...옷차림 동일해 조 양 가족 추정
생활고 겪은 정황에 더불어 생전 극단 선택 방법 검색 기록도
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에서 실종됐던 조 씨 가족의 승용차가 인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에서 실종됐던 조 씨 가족의 승용차가 인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완도에서 실종됐던 조 모 양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3명이 인양된 차량 내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 파악을 마친 뒤 차량 정밀 수사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양된 차량에서 실종 가족 추정 시신 발견

29일 오후 12시 20분경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는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 인근에서 발견돼 인양한 승용차에서 시신 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조수석에는 성인 여성이, 뒷좌석에는 어린이가 탑승해 있었으며,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지문 대조와 유전자 감식 등의 절차가 남아있으나, 시신 3구의 옷차림 등이 CCTV에 찍힌 조양 가족의 모습과 일치해 경찰은 동일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한 탓에 지문 대조 등을 통한 신원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경찰은 우선 유류품 등을 통해 조 양 가족이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조 양 가족으로 신원이 최종 확인되면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고, 유족과 부검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과 해경은 55t급 바지선과 25t급 크레인선 등을 동원해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차량 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해당 차량은 지난 27일 오후 5시 12분경 방파제 끝에서 80m가량 떨어진 가두리양식장 부근에서 수중수색 중이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27일 3시 20분경 해당 선착장 인근 방파제 앞바다를 수중수색하던 중 조 양 가족의 차량과 같은 연식의 차량의 라디에이터 덮개를 발견했다. 이에 인근 바다를 집중적으로 수색해 2시간여 만에 조양 가족의 차량까지 발견했다. 

발견 당시 자동차는 뒤집힌 채로 바다 바닥에 박혀있었다. 차량 창문에 선팅이 짙고 물이 탁해 인양 전까지 내부 상황은 파악할 수 없었다.

앞서 발견된 라디에이터 덮개 등 차량 앞부분이 일부 파손돼 있었지만 대체로 외형은 양호한 상태였다. 차량 앞부분의 파손은 수면에 부딪히는 순간의 충격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량의 운전석 문만 잠기지 않고 닫혀 있었으며, 나머지 문 3개는 모두 잠겨 있었다. 인양 후 경찰이 차량을 살핀 결과 차량에 제3자 또는 외력에 의해 훼손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경찰은 인양 직후 차량 내 변속기가 P(주차)에 놓여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차량 정밀 감정을 의뢰해 사고의 고의성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차량 내부의 블랙박스에서 SD카드를 확보해, 이를 통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지만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영상 복원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생활고 끝에 극단 선택 추정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한 달 살기’를 하기 위해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이날 조 양은 아프다며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조 양 부모는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숙박 예약을 했고, 지난달 24일부터 해당 펜션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 16일 조 양이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후에도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은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은 24일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후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경 조 양의 어머니 이씨가 의식이 없는 듯한 딸을 등에 업은 채로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CCTV를 통해 확인됐고, 11시 6분경 자동차를 타고 송곡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약 2시간 뒤인 31일 0시 40분에 조 양의 휴대폰이 꺼진 뒤 20분 후 이 씨의 휴대폰이 꺼졌고, 마지막으로 4시 16분에 조 씨의 휴대폰이 꺼졌다. 이후 한 달간의 행적이 없어 난항을 겪던 중 경찰은 신고 6일만에 승용차 부품과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7월까지 컴퓨터 판매업체를 운영하다 폐업했고, 이 씨도 직장을 그만두면서 현재까지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이들에게 1억 원가량의 카드빚이 있었던 점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점 ▲‘수면제’와 ‘익사 고통’ 등을 검색한 기록 등이 발견되면서, 현재까지는 생활고로 인한 자녀 살해와 극단적인 선택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기록과 함께 이들이 가상화폐 투자를 했다는 주변인의 진술이 나오기도 했으나 경찰은 “조 씨가 코인 투자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경찰은 조 씨 가족의 통신·금융·보험·의료 등 자료를 확보해 정확한 사고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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