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와 질투의 덫
시기와 질투의 덫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7.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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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란 경쟁자, 성공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 또는 장점 등과 같은 것에 대해 가지는 분함 또는 다른 사람의 성공이나 장점 그 자체에 대해 가지는 분함이다.

질투라는 감정은 상대적 비교에서 비롯된다. 비교의 대상이 공통분모가 있을 때 더욱 드러나는 감정이기에 아예 상관관계가 없는 경우 발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친구사이나 형제, 연인 또는 동료 등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일 때 주로 생겨나는 감정이다.

시기한단 것은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이고, 그것이 위기감이나 낮은 자존감과 함께 상대방을 향한 미움으로 확대될 때 질투의 늪에 빠지곤 한다.
시기와 질투는 문화적, 종교적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비교적 관용적 태도로써 인간이 느끼는 당연한 감정으로 받아들였다면 동양, 특히 유교권 나라에서는 칠거지악이라 하여 죄로 여기기도 했었다. 

성경에서는, "너희는 다른 신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 나의 이름은 질투하는 여호와, 곧 질투하는 신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하나님이 스스로와 닮게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시기하는 마음 역시 그러한가보다.

문화에 따라 그런 감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했을지언정 어느 시대였든 어떤 문화였든 간에 그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보편적 감정이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인간에게 보편적 특성이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사람에 대한 악의와 증오, 그리고 어떻게든 그를 정상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하는 열망이다."
     -마이클 프렐-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이나 가진 것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은 강박으로 이어져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다. 그런 불안한 마음은 곧 불신이 되고 그 불신은 인간관계를 메마르게 하고 스스로 황폐하게 만든다.

"질투하는 이들에게 그건 답이 아니예요. 그들은 원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질투하기 때문에 질투하는 거라고요. 그건 스스로 생기고 스스로 태어나는 한 마리 괴물이랍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중-

관계 속에 살아가는 세상에서 비교우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시기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마음을 미움, 불신과 같은 부정적 마음으로 키우기 보다는, 동경하는 마음으로 승화시켜 더 나은 삶을 위한 원동력으로 삼는 편이 현명한 자세다.

강박과 집착으로 점철된 질투의 마음은 내 영혼을 갉아먹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이 고통 받는 형국이 되고 만다.
뭐든지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한 듯하다.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누구나의 감정이라 하더라도, 적절히 제어한다는 것,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지혜롭게 그 숙제를 잘 풀어간다면 인생의 덫에 걸려 불행해지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 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메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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