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③물가】 유가 상승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24년 만에 최고
【상반기 결산③물가】 유가 상승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24년 만에 최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7.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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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운송비 인상에 원자재값도 인상...소비자물가 상승률 최고
올 상반기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위기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 안내판. (사진/뉴시스)
올 상반기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위기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 안내판.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여전히 코로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 통화 긴축,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등 글로벌 위험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글로벌 위기로 국제유가 상승

지난해 10월부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던 러시아가 올해 2월 22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위기가 시작됐다. 전 세계는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동시에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퍼부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석유와 석탄, 가스, 팔라듐 등 천연 광물이 풍부한 자원국인데다가 곡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국가다. 여기에 유럽과 아시아 등은 러시아 곡물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가장 먼저 국제 유가가 급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월 배럴당 47.62달러에서 3월에는 장중 한때 13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5월에 들어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계속 오르락 내리락하며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국내 휘발유값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올 1월 1일 리터당 1627.07원이던 휘발유값은 3월 15일 2001.54원으로 2000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약간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6월 18일 2105.11원으로 2100원선도 넘어섰다. 

올 1월 1일 리터당 1442.42원으로 시작된 경유값은 5월 24일 2001.15원으로 2000원을 넘어섰고 6월 17일 2105.26원으로 2100원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 정보로 실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금액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도입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휘발유와 경유값은 연일 사상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6%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6%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소비자물가 상승률 24년 만에 최고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에서 9월까지 6개월 연속 2%대였던 소비자물자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3%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3월 4.1%, 4월에 4.8%로 오르더니 5월에는 5.4%로 급증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으로 6.0%로 6%대에 진입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9.3% 올랐고 이 중 석유류 상승폭은 무려 39.6%에 달한다. 경유가 50.7%, 휘발유가 31.5% 올랐고 등유는 무려 72.1%나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올 상반기 요금 인상이 반영돼 총 9.6%가 올랐다. 지난 4월 한전은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인상했고 같은달 도시가스 요금도 올랐다. 이에 전기료와 도시가스가 각각 11.0%씩 올랐다.

서비스 물가도 3.9% 올랐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5.8%가 상승했고 보험서비스료도 14.8%나 올랐다. 전세는 2.7%가 올랐고 승용차임차료는 21.3%, 국제항공료는 무려 21.4%나 올랐다.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농축수산물은 4.8%가 올랐다. 이 중 돼지고기가 18.6%, 수입쇠고기 27.2%, 닭고기 20.1% 등 육류 제품이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증가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올 봄 가뭄 영향으로 감자 37.8%, 배추 35.5%, 포도 31.4% 수박 22.2% 등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기록했다.  

상반기 무역적자 103억달러로 역대 최악

여기에 상반기 무역적자는 103억달러로 역대 최악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달러다, 이에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상반기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든 달이 해당 달의 역대 1위를 차지하며 반기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시작돼 지난 해 상반기에 비하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인 셈이다.

주요 15개 수출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석유제품,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무선통신, 컴퓨터, 섬유, 이차전지, 가전 등 14개 품목의 수출이 모두 증가했고 석유제품과 철강, 바이오, 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를 달성했다.

문제는 수입은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총 410억불 증가했고 원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비철금속과 철강 수입이 30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등 농산품의 국제 가격도 올라 이역시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하반기에도 전기와 가스 요금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악재가 해결될 기미가 없어 상반기를 강타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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