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화조서 청소 노동자 1명 사망...구조 나선 공무원 2명 중상
대구 정화조서 청소 노동자 1명 사망...구조 나선 공무원 2명 중상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7.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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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성 무색 기체인 시안화수소, 치사량 달하는 수준 측정돼
20일 오전 대구 죽곡 정수사업소 저류조 지하 2층에서 정화조 청소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공무원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치사량에 달하는 시안화수소가 측정됐다. (사진/뉴시스)
20일 오전 대구 죽곡 정수사업소 저류조 지하 2층에서 정화조 청소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공무원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치사량에 달하는 시안화수소가 측정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구 죽곡정수사업소에서 정화조 청소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유독가스를 마시고 사망했고, 이를 구조하려던 공무원 2명도 중태에 빠졌다. 이에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20일 오전 9시 45분경 대구 달성군 다사읍 상수도사업본부 죽곡 정수사업소 저류조 지하 2층에서 청소하던 노동자 2명과 사업소 소속 공무원 2명 등 4명 중 3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쓰러진 채 발견됐다.

60대 노동자 A씨는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고, 30대·50대 공무원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현재까지 중태에 빠져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용역업체 소속인 노동자 2명은 저류조 청소 차 사다리를 타고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이상 징후를 느낀 두 노동자는 탈출을 시도했으나, 60대 노동자의 다리가 미끄러지면서 저류조 안으로 떨어졌다.

이에 빠져나온 50대 노동자가 정수사업소의 공무원에 구조를 요청했으며, 공무원 2명이 저류조 안으로 들어갔다가 함께 의식을 잃었다. 이후 남은 노동자가 119에 신고하면서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이후 정화조 내부에서 유독가스인 시안화수소가 47ppm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안화수소의 치사량은 50ppm이다. 시안화수소는 맹독성 무색 기체로, 물에 녹으면 청산가리의 청산이 된다.

이날 청소 작업에 앞서 공무원들이 오전 7시부터 약 2시간 30분간 맨홀을 열어 자연 환기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안화수소 등 유독물질 측정이 이뤄졌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 미이행을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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