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 뒷담화, 사상초유 사태
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 뒷담화, 사상초유 사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7.27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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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징계에 윤석열 대통령 영향력이 작용했나
 
윤석열 메시지 보여준 권성동, 일부러 그랬나
2014년 비키니 사건에도 불구하고 또 재발?
 
‘강기훈과 함께’, 청년 정치 대안으로?
이준석 몰아내고 강기훈으로 대체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 메시지가 지난 26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은 발칵 뒤집어졌다. 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를 뒷담화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의힘 내부 게시판의 지분을 독차지하게 했다. 당장 권 대행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윤 대통령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혀를 끌끌 차고 있다. <편집자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문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 이 문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역 대통령이 현역 여당 대표를 뒷담화하는 사례는 유사이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그러하지 않은 관계라는 것은 이미 대선 기간 동안 드러났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윤 대통령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이 대표의 뒷담화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내부총질

해당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 게시판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현역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비난했다는 사실은 당원 특히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게는 격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대통령실은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침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권 대행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이라는 곳이 사진기자들의 눈이 많이 쏠리는 곳이고, 그동안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의해 세상에 공개된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특히 권 대행은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의원 시절 국회 환경노도우이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을 본 사실이 있어 곤욕을 치렀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보면 그것이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힐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텐데도 문자메시지를 버젓이 사진기자들에게 공개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오는 소리이다. 정치적 경륜이 있는 권 대행이 대통령의 문자메시지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봤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강기훈은 누구

이런 가운데 강기훈이라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대행이 언급한 강기훈은 2019년 대안 우파 성향의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추정된다.

자유의 새벽당은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우파정당’으로 소개되고 있다. 강기훈은 1980년생으로 지난 대선 동안 권 대행과 가깝게 지내오면서 청년 정책과 관련된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에도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자유의 새벽당 강기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의 청년 정책을 도맡아 왔던 인물이 이 대표였다. 그런데 권 대행이 강기훈을 앞세웠다는 것은 사실상 이 대표와 결별하고 청년 정책을 강기훈에게 맡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이 대표를 확실하게 몰아내고 세대 교체를 강기훈으로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토사구팽 이준석

이 대표를 몰아내고, 이 대표의 자리를 강기훈이 대신하면서 청년 정책을 강기훈에게 맡기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이 대표 지지층에서는 ‘토사구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 대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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