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흠뻑쇼’ 무대 철거 중 20대 노동자 사망...중대재해 적용 검토
‘싸이 흠뻑쇼’ 무대 철거 중 20대 노동자 사망...중대재해 적용 검토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8.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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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무대 조명탑 철거 작업하던 중 15m 아래로 추락
강릉시민행동 “궂은 날씨에 급하지 않은 철거 작업 강행”
지난달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 직전의 모습. 공연 다음날 조명탑 철거 작업 중 한 20대 노동자가 숨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싸이 페이스북 제공)
지난달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 직전의 모습. 공연 다음날 조명탑 철거 작업 중 한 20대 노동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싸이 페이스북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가수 싸이의 흠뻑쇼 무대 철거 작업 중 한 20대 노동자가 숨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2분경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전날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장에서 몽골 국적 20대 노동자 A씨가 15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공연 무대 철거를 위해 5층 높이로 설치된 조명탑을 철거하던 도중 비에 미끄러져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릉의 하루 강수량은 11.5mm였다.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외주업체에 고용된 노동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경찰서는 공연 관계자와 해당 업체 직원 등을 소환해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며, 고용노동부 강릉지청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강릉시민행동은 1일 성명서를 통해 “안전점검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강릉시와 피네이션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당사자다. 수사기관은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 이후 내년 4월까지 사용을 제한한 뒤 잔디를 새로 심을 예정이기 때문에 무대 철거가 급하지도 않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철거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노동자의 부주의로 결론지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싸이의 소속사인 피네이션은 입장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유족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 피네이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잘 알고 있어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라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 또한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 미이행을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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