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 부글부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 부글부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8.02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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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아이들 발육단계 고려 하지 않은 처사
학부모, “애 키워보면 5세 입학 이야기 못할 것”
한발 물러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주 교육부는 만5세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이에 속도조절론을 꺼내들었지만 여전히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아이들의 발육발달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즉흥적이면서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현실을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편집자주>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교육부가 내놓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이슈는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이 난 형국이다. 교육계 안팎에서 유아 발달간계를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당장 맘카페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성토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현행 초중등 교육과정 12년은 유지하면서 초등학교 입학시기를 1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2025년부터 조기입학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학제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원, 공간 부족 문제에 출생일을 분기별로 나눠 단계적으로 학제를 앞당기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일할 사람 줄어들자

이는 앞으로 일할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학제를 1년 앞당김으로써 인력시장에 인력공급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대선 공약에도 없었고, 국정과제로 논의를 한 바도 없었고, 인수위원회에서 다뤄진 내용도 아니다.

즉,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교원단체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당장 시민단체는 입학연령을 낮추는 것은 대통령 공약에도 없었고, 인수위의 논의도 없었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어떤 토론이나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고 발표가 됐다면서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교육부가 중요한 교육정책 추진 시 교육 전문가인 현장 교원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함에도 절차를 생략해 발생한 문제라면서 교원단체 등 교육계의 의견수렴을 전혀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립유치원연합회 역시 아이들의 발육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면서 비판을 가했다. 당장 학부모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아직 사회 적응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학교로 내몰았다는 점에서 분노를 느끼고 있다.

한발 물러난 박순애

이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늘을 기점으로 해서 여러 단체와 만나고 최종적으로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초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일단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국의 유·초·중·고 교원 1만662명을 대상으로 학제개편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 전체 89.1%가 ‘매우 반대한다’라고 응답했다.

아이들의 발달단계와 교육과정 난이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만큼 이번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강하다.

핵심은 만5세 아이들이 장시간 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학부모들은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을 일찍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서적 발달·사회성 함양이 중요

무엇보다 만5세는 정서적 발달과 사회성 함양이 중요한 시기이다. 이는 또래 아이들과 유치원에서 놀면서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치원의 학습과정과 초등학교의 학습과정은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유치원의 학습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은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정서적 발달과 사회성 함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딱딱한 책걸상에 앉아 40~50분의 수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육 과정 자체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의 발육단계나 교육 단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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