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마약 유통...작년보다 마약류 사범 17% 늘었다
심상치 않은 마약 유통...작년보다 마약류 사범 17% 늘었다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8.03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약류 진통제 오남용 처방 34개소 적발
약 2년 걸쳐 펜타닐 패치 243회 처방 등

마약류 사범 검, 지난해 상반기 비해 17% 늘었다
다크웹·유흥업소 등 거점으로 5년 간 꾸준히 증가
지난달 4월 1일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인 A씨가 경찰과 국정원의 공조로 검거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 됐다. 사진은 경찰이 공개한 A씨가 국내에 밀수입한 필로폰 등 압수품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달 4월 1일 동남아 마약 밀수입 조직의 총책인 A씨가 경찰과 국정원의 공조로 검거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 됐다. 사진은 경찰이 공개한 A씨가 국내에 밀수입한 필로폰 등 압수품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진통제를 오남용 처방한 의료기관 34곳을 적발한 가운데 최근 5년간 꾸준히 마약류 사범이 증가해온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마약류 사범에 강경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마약류 진통제 오남용 적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펜타닐·옥시코돈 등 마약류 진통제의 오남용 처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49개소를 5일간 점검한 결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의료기관 34개소를 적발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34개소는 ▲진통제 오남용 처방·투약 등 업무 목적 외 마약류 취급이 의심되는 12개소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 의무를 위반한 27개소 ▲마약류 저장시설 점검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저장기준을 미준수한 2개소 ▲마약류 재고량이 불일치한 1개소 등이다. 이들은 수사 및 행정처분 등 조치됐다.

특히 진통제 오남용 처방이 적발된 12개소에서는 불법 투약이 의심되는 환자 16명도 적발돼 조치됐다. 한 의원에서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약 27개월간 환자에게 100μg/h 용량의 펜타닐 패치를 총 243회 처방하기도 했다.

또 한 환자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약 15개월간 19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옥시코돈 10mg을 총 222회 처방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펜타닐과 옥시코돈은 모르핀과 같은 의료용 마약으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야기할 수 있어 심한 통증의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제한돼있다.

이번 점검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지난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진행돼, 데이터 상 과다 처방·투약이 의심되는 의료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식약처는 의사회 등 관련 단체에 마약류 진통제를 처방·투약할 때는 처방 전에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에서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조회·확인하라고 당부했으며, 일선 의료현장에 마약류 진통제 처방·사용 주의사항 안내서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최근 마약류 사범 대폭 늘어

지난달 31일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 검거한 마약류 사범이 598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7.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8107명→1만209명→1만2209명→1만626명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경찰은 ▲범죄 단체 등의 조직적인 밀반입·유통 ▲다크웹 등 인터넷 및 가상자산을 이용한 유통 ▲국내 체류 외국인에 의한 유통·투약 ▲클럽 및 유흥주점 내 투약 등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중점 단속대상으로 선정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마약류 유통이 대부분 다크웹 등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경찰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첩보를 수집하고 마약류 광고 역시 방통위 등과 협조를 통해 신속히 차단·삭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5일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20대 남성 손님 A씨와 30대 여성 종업원 B씨가 숨진 사건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수사 결과 메스암페타민(이하 필로폰)에 의한 중독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숨진 A씨의 차량에서 20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이 발견됐다. 경찰은 유통 과정을 추적해 지난달 27일 마약을 유통·판매해온 6명을 붙잡았다. 이후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된 4명을 구속하고 필로폰과 대마로 추정되는 물질 370g, 엑스터시 추정 물질 600정, 주사기 수백 개 등을 압수했다.

이처럼 최근 마약류 유통 문제가 급증하자 경찰은 조직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극 적용해 여죄 및 추가 혐의까지 종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마약류 유통의 순환고리 차단을 위해서는 범죄수익 창구를 원천 봉쇄할 필요가 있으므로 마약류 수익에 대해서 철저한 압수와 함께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신청도 적극 진행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