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노력 -심연의 굴레-
끝없는 노력 -심연의 굴레-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8.0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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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행복하게 보이기 위해 더 많이 애쓰고 있다."
  -올리버 골드스미스-

일반적으로 행복의 척도는 성공과 실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노력했지만 실패한 것보다도 인정받지 못한다. 
언제나 나태하게 아무런 노력 없이 무엇을 원한다면 당연히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라는 것이 그저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함이라면,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연못 속에서 끝없이 돌고 도는 상황일 뿐이다.

죽을 때까지 매순간 내 곁에서 떠나지 않을 유일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런 나 자신의 행복을 담보삼은 노력으로 다른 이에게 인정받는 성공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삶이란 나 혼자 이룰 수 없기에,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하기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인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열심히 사는 이유가 과연 누굴 위한건지 가끔 의문이 들 때도 있긴 하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중요하지만 어렵다. 절대로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볼 수 없기에, 절대로 상대방의 삶을 그 자신만큼은 알 수 없다. 

누군가를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잘 안된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어떤 관계도 시간이 흐르면 의식 속에서 희미해져 가기 마련이다. 용기나 희망을 준 사람이나 상처 줬던 사람마저도 어느 만큼의 세월이 지난 후엔 기억만이 남을 뿐이다. 희열도 고통도 그만큼 사라져 간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외롭고 고달플 때가 많이 있지.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결코 자신이 바라는 것만큼을  이룰 수 없을 때의 어려움, 아픈 몸, 연결되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잘못된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괴로울 때가 있잖아. 그것만으로도 어려운 것이 삶일 텐데, 불필요한 고통을 지어내는 세상. 세상은 온갖 방식으로 당신에게 고통을 안겼어."
  -최은영의 단편소설 <애쓰지 않아도> 중-

살면서 느끼게 되는 외로움이나 고달픔은 세상으로부터 나온다. 내가 그 세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애써 기쁨을 잡아두려 해도 그대로만 머물지 않는 것처럼, 고통과 상처 역시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머물다 어느덧 기억 너머로 바래져 갈 것이다.

지나친 성실함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살아내는 건 스스로를 기특히 여길만하다. 그렇게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애쓰지 않아도 당연한 누군가나 무엇이 있다면,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고자 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은 않다는 얘기가 된다.

때로는 두려우면 도망치고, 힘들면 주저앉아도 된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최은영의 <애쓰지 않아도 >중-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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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동철 2022-10-07 23:41:43
'고통과 상처 역시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머물다 어느덧 기억 너머로 바래져 갈 것이다' 라는 내용이... 고통과 상처를 받은 분들을 힐링하는 좋은 말씀이라 공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