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대형마트 반값 치킨이 불러온 ‘치킨 한 마리 가격’
【지금 경제】 대형마트 반값 치킨이 불러온 ‘치킨 한 마리 가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8.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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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선보인 홈플러스 당당치킨 인기몰이
롯데마트, 이마트도 반값 치킨 대열에 합류해
배달료를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이 넘는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 인상 속 대형마트들이 반값 치킨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배달료를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이 넘는 치킨 시장에 대형마트들이 반값 치킨을 선보여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배달료를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이 넘는 치킨 시장에 대형마트들이 반값 치킨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직접 원재료를 구매하고 조리해 판매가격을 낮췄다는 마트의 반값 치킨으로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 한 마리 가격을 보는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 않다.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 열풍

지난 6월 30일 홈플러스는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마리에 6990원인 ‘당당치킨’을 선보였다. 국내산 생닭 ‘8호’로 만드는 당당치킨은 판매 한달여 만에 38만 마리가 팔려나갔다. 5분당 1마리가 팔린 셈이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의 인기에 롯데마트도 지난 11일부터 1.5마리인 ‘한통 치킨’을 8800원에 판매하며 반값 치킨 열풍에 올라탔다. 일주일 간 한정적으로 판매된 한통 치킨으로 롯데마트의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가량이 증가했다.

이에 질세라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후라이드 치킨'을 한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해 마트 반값 치킨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기존에 이마트가 팔던 9980원인 5분 치킨보다 4000원을 내린 가격이다.

국내산 생닭 9호를 사용하는 후라이드 치킨은 점포당 판매량을 한정적으로 팔고 있는데 치킨이 나오는 시간에 줄이 길게 늘어지는 등 선풍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마리 5980원~8800원의 비밀

이같은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경종을 울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8월 기준 생닭 한 마리 시세는 7~8호의 경우 4244원, 9~10호는 3923원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보통 9~10호 닭을 사용한다.

생닭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마트 반값 치킨의 가격은 생닭 시세에 불과 2000~3000원을 붙인 가격이다. 대형마트들은 구체적인 원가 구조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육가공업체의 도계장과 직접 거래를 맺어 대량 구매를 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반값 치킨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본사에서 직접 원재료를 대량 구매하고, 매장에서 전문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직접 조리해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치킨 무나 소스, 음료를 제공하지 않고 가맹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이 없어 이같은 반값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1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1마리당 5980원에 판매되는 '후라이드 치킨(9호)'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1마리당 5980원에 판매되는 '후라이드 치킨(9호)'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랜차이즈 업계 “소비층 달라”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 열풍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치킨 가격을 보는 소비자의 눈은 곱지 않다. 지난해 교촌치킨을 시작으로 BBQ가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최근 반값 치킨 열풍에도 BHC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지난해 11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업계 최초로 배달료를 도입해 치킨업계의 배달료 부과 바람을 일으켰던 교촌치킨은 같은 기간 배달료 역시 1000~2000원을 인상했다. 한 달뒤에는 BHC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 원부자재 가격을 최대 14.5% 인상했다.

BBQ는 올해 5월 전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인상했다. 특히 윤홍근 BBQ 회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치킨가격이 지금과 같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가 돼야 한다"고 발언해 파장을 불러왔다. 치킨 값에 민감한 서민들을 울리는 발언에 비난의 화살은 프랜차이즈 본사로 향했다.

그럼에도 BHC는 지난 16일부터 닭고기 일부 제품의 가맹점 공급가를 인상해 비난의 중심에 섰다. 가격 인상에 대해 BHC는 곡물 가격과 물류 비용이 인상되고 환율도 올라 닭의 사육 원가가 상승한데다 닭 가슴살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를 두고 가맹점주들은 대형마트들의 반값 치킨 열풍으로 프랜차이즈의 입지가 좁아지는 마당에 오히려 공급가를 올려 가맹점주들을 구석으로 몰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는 반값 치킨 열풍에 대해 직접 가서 구매해야 하는 반값 치킨과 배달을 이용해 프랜차이즈 치킨을 구입하는 소비층이 다르다며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폭리가 치킨 한 마리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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