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 여행 뜬다
탄소제로 여행 뜬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8.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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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며 여행하며 쓰레기 줍는 플로깅•비치코밍 인기
휴가철 친환경 여행, MZ세대 대부분 긍정적으로 인식
정부 기관, 환경운동 실천하면 친환경 상품•특산품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쓰레기를 주워 SNS에 인증하는 ‘플로깅’, ‘비치코밍’ 등이 대세를 이루며 ‘탄소제로 여행’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12회 방영 화면 캡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12회 방영 화면 캡처.

◆산책하며 여행하며 쓰레기 줍는 플로깅•비치코밍 인기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주인공인 우영우(박은빈)와 이준호(강태오)의 플로깅 데이트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며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어 ‘Plocka upp(줍다)’과 ‘jogga(조깅하다)’를 합성해 만든 ‘plogga’에서 유래됐다. 해당 장면이 나간 뒤 우영우를 따라 한다며 플로깅에 나선 일부 시청자도 있었다.

이처럼 환경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친환경과 관련된 일상 활동이 확산하는 것은 물론, 여행에서도 친환경이 대세가 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이색 해변 여행법인 ‘비치코밍’이다. 비치코밍은 해변을 뜻하는 ‘Beach’와 빗질을 뜻하는 ‘Combing’의 합성어다. 바닷가로 떠밀려 온 표류물, 쓰레기 등을 거두어 모으는 행위를 빗질에 비유해 이르는 말로 바닷가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보호운동 활동을 지칭한다.

이런 친환경 활동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새로운 문화로 정착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정부 기관이나 기업의 의도적인 캠페인이 아닌 MZ세대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시작된 활동이기 때문이다.

◆휴가철 친환경 여행, MZ세대 대부분 긍정적으로 인식
실제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올해 2030 고객 약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친환경 여행 관련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8.8%가 플로깅, 제로웨이스트, 전기차 이용 등 친환경 여행 상품에 더 호감을 느꼈다.

응답자의 절반(49.7%)은 가장 실천하고 싶은 친환경 여행 방법으로 전기차 이용을 꼽았다. 도보·자전거 이용(33.3%)과 다회용기 사용(28.7%)이 그 뒤를 이었다.

친환경 여행에 대한 호감은 구매 의사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45.3%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해당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2021년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에서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착한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드러난다.

응답자들은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 에어컨·조명 등 에너지 절약, 친환경 숙소 찾기, 해변 쓰레기 줍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숙박시설도 점차 늘고 있다.

섭지코지 내에 자리한 휘닉스 제주는 8월 한 달간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환경 보호 활동 ‘바다쓰담’을 실시 중이다. 바다쓰담은 ‘바다 쓰레기를 담다’, ‘바다를 쓰다듬다’의 줄임말로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가 매년 진행해 온 해양 정화 활동이다.

리조트는 객실에 ‘바다쓰담’ 봉투를 비치해 사용해 신양 섭지 해수욕장, 광치기 해변 등 제주 바다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올리는 고객에게 친환경 ‘어메니티’를 기념품으로 준다. 쓰레기봉투는 리조트 내 층별 분리수거장에 버리면 된다.

또 롯데호텔 제주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지킬 수 있는 ‘ACE 비치코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ACE 비치코밍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ACE 클럽에서 친환경 비닐, 장갑, 타이백 가방 등으로 구성한 비치코밍 키트를 증정한다.

롯데호텔 제주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지참 고객에게 델리카한스 커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생활 속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실천 중이다.

◆정부 기관, 환경운동 실천하면 친환경 상품•특산품 제공
젊은이들의 움직임에 올여름 정부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관광공사는 환경재단과 함께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4주간 동해안 해수욕장 4개소에서 대국민 캠페인 ‘씨낵(SEANACK)’을 전개했다.
 
바다(SEA)와 과자(SNACK)의 합성어인 ‘씨낵’은 ‘바다쓰레기가 돈이 되는 과자상점’이라는 슬로건으로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주워오면 바다와 관련된 과자(고래밥, 자갈치 등)를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참여자가 씨낵으로 래핑된 트럭에 방문해 청소도구를 빌린 뒤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면 무게에 따라 과자를 증정했다.

또한,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까지 연결한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에서도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공동으로 오는 11월까지 쓰담 캠페인을 진행한다.

수거한 쓰레기를 캠페인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수거량, 활동 거리 및 시간 기록을 근거로 자원봉사 시간을 1일 최대 2시간까지 부여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7월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ESG 실천과 지속가능한 국내여행문화 확산을 위해 ‘선한여행력’ 캠페인을 온라인에서 진행 중이다.

‘선한여행력’은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쓰레기 줍기 등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문화를 확산하고자 기획했다.

인스타그램 AR 스티커를 활용해 ‘인증샷’을 촬영하고 ‘#선한여행력’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공식 인스타그램(@kto9suk9suk)’을 태그해 업로드하면 추첨으로 친환경 상품과 지역 특산품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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