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일정 공개한 건희사랑, 위기의 팬클럽
대통령 일정 공개한 건희사랑, 위기의 팬클럽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8.2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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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일정이 팬클럽 페이스북에
대외비 일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홍준표 “팬클럽 해체해야”...강신업 “XXX 닥쳐라”
정치권 안팎에서 팬클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높아

대통령의 외부 행사 일정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도 아무도 모르게 한다. 그래야만 경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경호처에서는 대통령의 일정에 대해서 철저하게 비밀로 한다. 상당히 큰 행사일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그밖의 행사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행사를 불가피하게 외부에 알릴 때에도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을 통해 언론보도로 대략적인 일정만 알린다. <편집자주>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이 대통령 일정을 공지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이 대통령 일정을 공지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팬클럽 그것도 영부인 팬클럽을 통해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알려진 사태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이다.

과거 청와대에서도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춘추관을 통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통보를 한다. 다만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세부 일정을 들어도 기사에는 대략적인 일정만 보도한다.

그 이유는 테러 등 안보의 위협 때문이다. 대통령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몇시에 어디로 간다고 세상에 공개하는 사례는 없다.

대통령 일정 공개한 팬카페

지난 23일 건희사랑 페이스북에는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차먹, 홍보 부탁드립니다”면서 “공용주차장으로 오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 그리고 장소가 특정된 것이다.

대통령 일정은 일정 자체가 ‘대외비’이다. 설사 기자들에게 알려도 ‘엠바고’이다. 기자들도 언론보도를 할 때는 ‘윤 대통령이 머지않아 대구에 방문할 예정이다’ 정도로만 기사를 작성한다. 왜냐하면 경호상의 이유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다하겠다.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가 유출했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경호처는 문책을 받아도 마땅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누가 유출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건희사랑 측에서는 일정 글을 쓴 것은 팬클럽이 아니라 ‘당원’이라면서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의 일정이 아무렇지 않게 팬클럽에 공개가 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호처에서 출입기자들에게 일정을 알려줄 때에도 엠바고에 대해 신신당부한다. 그리고 엠바고를 만약 어기는 출입기자가 나오게 되면 그에 따른 제재 조치를 가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엠바고를 어긴 출입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가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만큼 일정의 대외비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일정 유출은 국기문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건희사랑 해산해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건희사랑은 해산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 시장은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어도 영부인 팬카페가 있다는 소리는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이 영부인 팬카페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까지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들도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들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며 “그만 하시고 이젠 해산하라. 나라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신업 변호사는 “홍준표는 X가리를 닥쳐라”라고 일갈했다. 건희사랑에 올라온 윤 대통령의 일정은 건희사랑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영부인 팬클럽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팬클럽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경고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 도마 위에

건희사랑이 논란이 되면 될수록 김건희 여사는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대통령실과 관련해서 계속해서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올랐고, 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치열했는데 김 여사 팬클럽까지 문제를 일으키면서 더욱 논란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며 “대통령실이 대통령 일정을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것인지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한 지 고작 석 달 된 정부에서 벌써부터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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