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예대금리차 공시...은행 이자장사 논란에 난감
【지금 경제】 예대금리차 공시...은행 이자장사 논란에 난감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8.25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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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 공시
은행들 이자장사 논란에 대출금리 인하
지난 22일 은행연합회가 시중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공시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지난 22일 은행연합회가 시중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공시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한국뉴스투데이] 금융위원회가 예금‧대출 금리 차이 공시제도를 도입하면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공개된 각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두고 그동안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해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공시가 공개된 후 은행들은 바로 대출금리를 내리는 등 이자장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은행의 예대금리차 첫 공개 

지난 22일 은행연합회는 매월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고 기존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공시를 강화했다. 

예대금리차는 기존 3월에서 앞으로는 매월 공시되며 신규 취급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의 평균금리)를 빼고 산출되는 셈이다.

이번에 예대금리차가 공개된 이유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시장 자유경쟁을 촉진해 금리운용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함으로 지난 7일 금융위가 마련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른 조치다. 

처음 공개된 은행의 예대금리차 공시를 보면 7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신한은행이 1.62%p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은행(1.4%p), NH농협은행(1.4%p), KB국민은행(1.38%p), 하나은행(1.04%p)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토스뱅크가 5.6%p로 가장 높았고 이어 케이뱅크는 2.46%p, 카카오뱅크가 2.33%p 순으로 시중은행보다 예대금리차 수준이 높았다.

기업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이 1.36%p로 가장 컸고 이어 우리은행(1.29%p), KB국민은행(1.18%p), 신한은행(1.14%p), 하나은행(1.10%p)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이자장사 논란에 공시 이틀만에 대출금리를 내리는 등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은행들은 이자장사 논란에 공시 이틀만에 대출금리를 내리는 등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은행들 이자장사 논란에 발빠른 행보

공개된 예대금리차를 두고 은행들의 이자장사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차이에 입장 자료까지 마련해 해명에 나섰다.

예대금리차 공시 이틀 후인 24일 이자장사 1위 은행이라는 오명을 쓴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금리 등을 일제히 내렸다. 개인신용대출은 최대 0.5%p, 주택담보대출 생활안정자금과 전세자금대출은 최대 0.2%p 낮췄다.

이어 25일에는 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0.2%p인하했고 26일부터는 농협은행이 NH새희망홀씨대출과 청년전월세대출에 최대 0.5%p, 0.3%p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케이뱅크가 24일부터 적금 2종과 목돈 모으기 서비스 금리를 최대 0.8%p 인상했다.

금리인하와 관련해 신한은행은 지난 7월 초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시행한 이자 부담 완화 및 금융 지원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들 역시 소비자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며 예대금리차 발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에 직격탄을 미친 모양새다. 특히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보인 토스뱅크는 입장자료를 내고 “이번 공시에서 요구불예금의 금리는 반영되지 않았는데 토스뱅크는 대다수 수신이 요구불예금”이라며 “이런 이유로 수신금리가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금리 대비 낮게 공시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두고 우려가 커지자 25일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두고 우려가 커지자 25일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금융위, 여러 우려 추가 입장 발표

이처럼 예대금리차 공시를 두고 은행의 이자장사 논란에, 일각에서는 예대금리 공시 강화에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중저신용자 대출 위축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금융위는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25일 금융위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수시금리 상승-코픽스 인상-대출금리 상승을 불러온다는 우려에 대해 “수신과 대출금리 모두 시장금리를 준거금리로 활용하므로 시장금리 상승시 이에 연동하여 상승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신‧대출금리가 시장금리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은행의 다양한 금리정책(가산금리 및 영업점 전결금리 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은행의 자율경쟁이 촉진된다면 수신금리는 높아지고 대출금리는 낮아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회피하는 영업행태를 보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등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은행에서 평균 예대금리차가 높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은행별 특성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도록 신용점수별 예대금리차, 평균 신용점수 등도 함께 공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 예대금리차가 높거나 확대되고 있는 은행에 대해 향후 금융당국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금융당국은 예금 및 대출금리 수준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금리산정 업무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므로, 은행권과 함께 진행 중인 금리산정체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올 3분기에는 신잔액 코픽스 대출 활성화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하고 8월말부터는 예대금리차 공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공시 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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